영광군이 떡 산업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 보고회를 가졌다. 우리 전 통 식품인 떡이 외래 식품인 빵에 안방을 내준지 오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도 우리는 떡을 ‘산업’ 차원에서 접근하지 못했다. 영광군이 떡을 산업 차원에서 접근한 것은 대단히 반갑다. 늦었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이제부터라도 떡 산업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한다.

이번 용역 보고회의 아쉬운 점은 제안된 사안이 타 지역 떡 생산 업체에서는 수년 전부터 이미 추진해온 사안들이라는 점이다. 상당 부분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개인 업체의 연구 과제들과 큰 차이가 없다. 이해는 한다. ‘기능성’ 이나 ‘퓨전’ 상품 개발 외에 더 나올 것이 있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정작 절실한 것은 떡 연구를 지속적으로 누가,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안이다. ‘기능성’과 ‘퓨전’ 상품을 개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은 교과서적인 말에 불과하다. 특허를 취득, 지적재산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도 그럴듯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레시피를 약간 바꾸는 정도로 무용지물이 되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산학협력단은 말 그대로 협력할 뿐이다. 성공하면 좋고 못하면 별 수 없고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광주에서 창업, 영암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 운영 중인 업체는 수년 전부터 떡 연구소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박사 학위가 있는 연구원은 수험생, 당뇨병 환자 맞춤 떡은 물론 비아그라 효과가 있는 상품까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큰 성과가 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으나 분명한 것은 이번 용역보고회에서 거론된 수준을 뛰어넘는 연구가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용역을 맡은 광주여자대학 팀과 영광군은 지속적 연구 개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연구소 설립 방안이다. 용역에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특정한 연구를 하려면 연구소가 있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기왕에 용역을 의뢰했으니 어떤 규모로, 어떤 인력을 갖춰야 한다는 연구소 설립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용역’은 공적 사업을 추진하기 전 타당성이나 방향 설정을 위해 행정관서에서 관행적으로 발주한다. 상당한 예산을 수반한다. 사업 성공이 근본 목적이다. 또 하나, 공직자의 책임 회피용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백수 해수탕이 그런 경우일 것으로 짐작한다. 떡 산업의 경우 용역비용과 시간이 아깝다. 굴비와 더불어 영광군의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한 모싯잎이다. 뒤 돌아볼 필요가 있는가?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무장한 연구소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투자 없는 성과는 없다. 용역 결과는 연구소에서 수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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