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대한시멘트

아무리 강한 힘이라도 부드러움에 대응하는 것에 당할 수 없다는 말이다. 먼저 노자(老子)의 말을 들어보자. 사람은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약(軟弱)하지만 죽으면 굳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도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으면 마르고 굳어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그러기 때문에 군대가 강하면 무너지고, 나무가 강하면 꺾인다.

강하고 큰 것은 아래로 처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로 처하게 된다. 이 세상에는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다. 그렇지만 굳고 강한 것을 치는데 물보다 나은 것은 없다. 물의 역할을 대신 하는 것은 없다는 이야기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은 세상사람 누구나 다 알지만 그 이치를 실행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성인(聖人)은 말했다. 나라의 좋지 못한 일을 맡은 사람을 나라의 주인이라 하고, 나라의 상서(祥瑞)롭지 못한 일을 맡은 자를 천하의 왕이라 한다.

올바른 말은 반대 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 말이 노자의 도덕경(道德經) 에 나오는 말인데 이는 부드럽고 약한 것이 생명 보존의 근본 원리이고, 인생에 모든 일에 있어서 유약(柔弱)이 의미하는 교훈을 잘 알고 그 처세에 철저한 자가 궁극적인 승리를 얻는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부드러움을 주장하는 노자의 궁극적인 관심이 ‘삶의 무리가 되는데’ 있으며, ‘위에 처하는’ 최종적인 승리에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노자는 말한다. 우리에게 혀(舌)가 끝까지 남은 것은 그 부드러움이 아니겠는가? 이(齒)가 먼저 없어지는 것은 그 강함 때문이 아니겠는가?

낚시의 대명사인 강태공이 쓰고 황석공이 진나라 말에 장량에게 전수된 ≪육도삼략(六韜三略)≫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를 더 보면 군참(軍讖:고대 전쟁에 대한 예언서)에 이르기를 “부드러움이 딱딱함을 이기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부드러움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인덕이며, 딱딱함은 다른 사람을 해치는 재앙이다. 약한 사람은 사람들이 아끼고 도와주지만, 강한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미워하여 공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드러움이 필요할 때에는 부드러움을 베풀고, 딱딱함이 필요할 때는 딱딱함을 베풀고, 약함이 필요할 때는 약함을 보여주고, 강함이 필요할 때는 강함을 써야한다.

장수는 강함과 부드러움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때와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움직여야한다. 부드러울 수도 딱딱할 수도 있으면서 이 둘을 적절히 섞어가며 활용하면 나라가 더욱 빛난다. 강할 수도 약할 수도 있으면서 이 둘을 적절히 돌아가며 쓴다면 나라가 더욱 발전한다. 그러나 나라에 부드러움과 나약함만이 있다면 그 나라는 반드시 약해지며 딱딱함과 강함만이 있다면 그 나라는 반드시 멸망한다. 부드러움이 살아있음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바람이 부는데 흔들리지 않는 나무는 죽은 나무다. 살아있는 나무는 조그만 바람에도 반응을 하는데 죽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부러진다. 사람도 강한 사람보다 부드러운 사람이 상대하기도 편하고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경일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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