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포항 지진으로 나라가 놀랐다. 대학수능 시험을 연기해야 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고 재산 피해는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도 늘어나고 토양의 액상화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피소 생활을 하는 이재민도 천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대피소가 아닌 동네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작지 않다는 소식이다.

포항의 재앙은 나라의 재앙이다. 나아가 우리 영광의 재앙이기도 하다. 강 건너 불 보듯 할 일은 아니다. 불행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한다. 포항 시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모두 작은 성의라도 보인다면 그들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빨리 치유되리라 믿는다. 이제 대한민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경주와 포항의 지진이 알려주고 있다. 어쩌면 더 큰 지진을 예고한 것일 수도 있다.

영광도 언제 포항이 맞는 것과 같은 재앙을 맞을지 모른다. 대형 지진이라도 발생한다면 원자력 발전소가 있어 그 피해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 자명하다. 그에 대비해야 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앙에 ‘천천히’는 없다. 영광군은 재해에 대비, 19개 대피소와 4개 실내 구호소를 지정하는 등 ‘매뉴얼’을 마련해놓고 있다. ‘국민행동요령’도 인쇄, 배포하거나 게첨했다. 문제는 주민들의 재난에 대한 의식이다.

다행히 재앙이라 할 정도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반도의 지진이 그 빈도와 강도가 잦고 강해지는 만큼 언제 현실로 닥칠지 모른다. 주민들에게 재앙에 대비하는 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실제와 같은 훈련으로 대응력을 키우는 것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국민행동요령’도 모든 주민이 숙지하도록 행정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대피소와 구호소에 필요한 물품을 상시 보관하는 지혜도 주문한다.

영광군은 차제에 학교 등 공공시설에서 아파트 등 주택에 이르기까지 내진 설계 여부를 전수조사 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보강이나 개보수를 권장해 만약에 있을 재해에 대비토록 해야 한다. 눈앞에 다가온다는 자세로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 있음을 경고하는 바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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