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동북아의 전력 동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난 24일 미와 시게키 일본 소프트뱅크 에너지 대표이사가 제4회 서울 기후-에너지 국제 컨퍼런스(Seoul Climate-Energy Conference) 본회의3에서 했던 발언이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한국, 일본, 중국의 전력망을 연결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수급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12년 일본의 동일본 대지진 이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러시아와 몽골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원을 국경을 넘어 지역 내 최대 전력 수요처인 한·중·일에 공급해 활용하자"고 제안해 4개국 정부 연구기관과 민간기업들 사이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미와 대표는 손 회장의 오른팔로,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인물이다.

슈퍼그리드가 관심을 끄는 것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몽고나 중앙아시아 황무지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세우고, 이 전력을 공유할 수 있다면 원자력 또는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전력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탈원전 정책을 채택한 우리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다.

이에따라 한국에서는 한국전력이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슈퍼그리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전력 소비 대비 130% 정도의 추가 전력을 확보하고 있다. 오버 파워에 속한 30%를 유지하기 위해 적잖은 국가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만일 슈퍼그리드가 현실화된다면 동북아 국가들 간 전력유통이 자유롭게 돼 그만큼 국부가 축적될 수 있다.

문제는 동북아의 정치상황이다. 국가 간 영토, 자원분쟁이 빚은 갈등이 걸림돌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만일 슈퍼그리드가 추진된다면 이러한 갈등이 경제협력의 틀 속에서 일거에 해소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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