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교 영광여자중학교 교장

과거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고, 욕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친구 간에 그러한 행동을 통해서 정도 들고 서로 사과하는 과정을 통해서 더욱 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가 개인의 인권을 중요시 하는 사회로 발전하면서 이러한 언행은 학교폭력으로 규정되었다. 법에서 정한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폭행 등 신체적 영역과 명예훼손·모욕 등 정신적 영역까지를 포괄하는데 남학교에서는 주로 신체적 영역의 폭력, 여학교에서는 정신적 영역의 폭력이 많이 발생한다. 정신적 폭력은 왕따, 욕, 뒷담화, 명예훼손 등과 같이 말과 글에 의해서 발생한다. 육체의 상처는 아물면 깨끗해지지만 마음의 상처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그 상처의 피해가 너무나도 크기에 법으로 정하여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가족이나 아주 친한 친구 즉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외모, 성적, 가족과 관련된 험담 등 자기의 자존감을 무너지게 하는 말을 들었을 때 큰 상처를 받는다. ‘나대지 마’, ‘깝치지 마’, ‘○○같이 생긴 ○’ 등 이런 말은 해서는 안 될 말들이다. 친구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안달감에 SNS에 올려 영원한 상처를 주기도 한다. 실제로 SNS에 한번 탑재된 글은 영원히 지울 수가 없다. 절친한 친구와 카톡으로 제3자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이 화면이 그대로 노출되어 마음에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하나 이상의 역린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혹은 장난으로 그것을 건드리는 글을 올리거나 말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을 실감하지 못한 언행이다.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습관을 낳고, 습관이 성격을 낳고, 성격이 운명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는데 평소의 좋지않은 말습관이 본인의 성격과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학생들이 사소한 말로 인해서 상대의 분노를 사는 것보다는 공감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말을 통해서 학교폭력도 근절되고 친구간의 우정도 돈독해졌으면 좋겠다.

김판교 영광여자중학교 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