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지만 농민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배춧값 폭락으로 농사를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고 있기 때문이다. 김장철 배추가격이 치솟으면 소비자가 가계부담으로 걱정하고, 가격이 폭락하면 농민들이 한숨 쉬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이번 김장 배추값이 폭락하면서 영광읍 배추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농·축협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지역 농민들의 배추는 매입하지 않고 농·축협의 본 취지와는 맞지 않게 농·축협의 이익을 위해 영광 관내 농가보다 저렴한 타 지역(무안, 해남)의 배추를 매입해 세일행사를 열고 있어 지역 농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됐지만 영광군 배추밭은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군서면 만곡리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정정우(54)씨는 “배추 한 포기에 1,000원~2,000원 정도에 판매가 이루어져야 타산이 맞는데 현재 보통 한 포기에 500원에 판매되고 있어서 무,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고 하소연 했다.

최근 김장 배추 가격은 6,000원(3통, 10kg)으로 지난해 7,900원 보다 3,000원 이하로 뚝 떨어져 배추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실제로 5일 기준 농·축협마트에서 파는 배추 1망 소비자 가격이 6,000원으로 작년 8,000원 보다 크게 내렸다.

정씨는 “배춧값 폭락으로 밭떼기도 활발하지 않은 가운데 배추를 사겠다는 상인도 오래전 끊겼다고 말하며 이렇게 계속 채소값이 폭락하면 앞으로 배추농사를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정씨는 영광농협과 군 농정과 및 농업기술센터에 큰 불만을 표출했다. 정씨의 말에 따르면 주산지단지로 등록되면 이번같이 배추값이 폭락할 경우 가격 폭락으로 팔지 못한 배추 폐기비용과 폐기된 배추가격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배추농사를 짓는 밭에 주산단지 농가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해왔으나 이를 외면해 이번과 같이 배추 값이 폭락했을 때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수확도 포기한 채 피해보상지원금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자신의 9500평의 배추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이에 영광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2014년도 농림식품부에 따르면 300ha 이상 되어야 주산지 지정신청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데 영광군은 조사결과 총 57ha로 조사돼 지산단지지정 신청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아 신청을 하지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영광농협 관계자는 “영광군은 채소 수급안정사업 3순위에 해당되다보니 배추값 폭락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로부터 배추 폐기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다보니 농가들에게 뾰족한 해결방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반론했다.

한편, 정씨는 “매년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 폭등락이 해소되어 더 이상 소비자가 금배추를 구매하고, 농민이 밭을 갈아엎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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