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살아 돌아갈 기약을 하지 않고 죽을 각오로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굳을 결의를 말한다. 전국시대의 종지부를 찍었던 진나라는 승승장구 할 것으로 기대 되었으나 진시황제 말년에 극심한 탄압정치가 시작 되었다. 진나라의 폭정(暴政)을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드디어 봉기(蜂起)했다. 날품팔이로 살아가던 진승(陳勝)과 오광(吳廣)이란 인물이 장초(張楚)를 세우고 진나라에 항거 하다가 실패한 후 초나라의 명문가문인 항량(項梁)이 회계군수 은통(殷通)을 죽이고 그곳을 기반으로 군사를 일으켰다.

70객의 노련한 모사 범증(范增)의 계책에 따라 진나라에 회맹(會盟)하러 갔다가 객사(客死)하고 만 비운의 회왕(懷王)의 손자인 웅심(熊心)을 수소문 끝에 찾아내어 회왕으로 옹립하고 초나라를 재건했다. 변방의 하급 관리인 정장에 불과했던 유방(劉邦)은 진시황릉 공사에 동원된 인부들을 인솔하고 가던 중, 탈주자가 많아지자 아예 인부들을 모두 해산 시켜 버리고 자기지역의 사람들을 모아 소규모 반란을 일으켰다.

그때 조참(曹參) 소하(蕭何) 그리고 개백정 번쾌(樊噲) 등 훌륭한 인재 여럿이 함께 가담해 항량의 수하로 들어갔다. 항량은 장한(章邯)을 격파하며 군대를 이끌고 정도(征途)에 이르러 다시 진나라 군대를 깨뜨렸다. 항우와 유방은 진나라 군대와 옹구에서 싸워 크게 이기고 이사(李斯)의 아들 이유(李由)의 목을 베었다. 항량이 더욱 진군을 가볍게 보고 교만한 기색이 보이자 송의(宋毅)가 간했다.

“전쟁에 이기고 장수가 교만해지면 병졸이 게을러져 패(敗)하게 됩니다.” 항량은 듣지 않았다. 그 후 진나라 이세황제가 장한에게 초군과 싸우라는 명령을 내려 초군을 크게 무너뜨리고 항우의 숙부인 항량이 죽게 된다. 밀고 당기는 전투 끝에 11월 중순이 되자 병사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만 갔다.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항우는 장막 안으로 들어가 자기와 뜻을 달리했던 송의를 죽이고 군대를 모두 이끌고 황하를 건너 배를 모두 가라앉혔다(沈舟). 솥과 시루를 깨뜨리고(破釜), 막사를 불태우고, 사흘 분 양식만 가지고서 병사들에게 죽음으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는데 누구하나 반항하거나 마음을 돌이키는 자가 한사람도 없었다.

그리하여 진나라 군대와 아홉 번 만나 싸워 크게 쳐부수고 진나라 명장 왕(王剪)의 손자 왕리를 사로잡았다. 이로써 항우는 초나라 최고의 장수였던 할아버지 항연을 죽인 왕전의 손자 왕리 에게 간접적인 복수도 되었으며 상장군이 되었다. 제후가 모두 그의 소속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사기≫ <항우본기>에 나온다. 항우가 군사를 이끌고 황하를 건너 배를 모두 가라앉히고(沈舟)솥과 시루를 깨뜨린(破釜) 데서 유래하여 ‘파부침주’는 죽을 각오를 하고 싸우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한신의 배수진(背水陣)과 유사한 말인데 사람들의 창의력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도 이렇게 절박(切迫)한 상황이 만들어 져야 잘 나온다고 한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아무리 어려운 일에 직면하더라도 파부침주의 기개(氣槪)와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어떤 고난(苦難) 앞에서도 새로운 것을 창출(創出)하며 이겨 낼 것 이라고 본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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