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안 영광홍농중 교장

얼마 전, 음악의 본 고장인 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체코를 돌아보면서 그들의 음악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우리가 좋아하는 서양음악은 어떻게 태동했을까?”“그들의 자연환경, 생활상은 어떠했을까?” “음악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등 많은 의문과 기대로 설레었다.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그리고 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 뾰족한 붉은색 지붕의 농촌 풍경이 참 평화롭게 느껴졌다.

고딕 양식의 높은 성당과 드넓은 광장. 500년이 넘어 보이는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옛날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었다. 모차르트가 살았다는 집과 종교생활을 했던 성당을 보면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피가로의 결혼, 돈조바니 등의 작품이 작곡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온, 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썼던 모차르트 레퀴엠(죽은 이를 위한 진혼곡)은 결국 자신의 죽음을 위로하는 진혼곡이다.

역시나 그 작품을 썼던 건물은 초라하고 으스스해 보였다. 뮤지컬 영화‘Sound of music’ 촬영지는 지금 봐도 그때 그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마치 내가 뮤지컬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Edelweis를 흥얼거리게 했다.모든 음악은 그 시대의 산물입니다. 중국 고전 장자(莊子)의 심재(心齋)편에 보면 “음악을 들을 때는 먼저 마음을 하나로 모아보세요.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보세요. 그런 다음엔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보세요. 귀는 고작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기껏해야 사물을 인식할 뿐이지만 텅빈 기(氣)는 무엇이든 받아들이며 기다립니다.”는 글귀가 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음악이든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접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대학로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뮤지컬을 관람한 적이 있다. 가수 김광석이 부른 20여곡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인데 2시간 30분 연주하는 동안 그 어떤 클래식 연주회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큰 감동을 받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정적인 가사와 선율의 어우러짐이 현대생활에 찌들려 얼어있던 관객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모닥불 같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이것은 대중음악에 대한 나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은 시대와 장르를 초월하여 열린 마음으로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지칠 때, 일에 쫓겨 불안할 때 음악을 들으면 우리들은 생기를 얻고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며 떠오르는 달처럼 서서히 솟아오르는 생명감 같은 감정은 우리 삶에 행복을 더해준다.

정태안 영광홍농중 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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