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군의 청렴도가 전남 도내에서 1등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낯 뜨겁다. 관계자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과연 영광군은 청렴한가. 공직자들은 청렴한가. 물론 적잖은 공직자들은 청렴하리라 믿는다. 하지만 아직도 청렴하다고 큰 소리 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청렴도 평가 기준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는 모른다. 감사 결과 적발 건수가 적을 수도 있다. 사건으로 번진 건수가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계량화는 큰 의미가 없다.

진정한 청렴도는 군민이 체감하는 청렴도다. 군민이 영광군 공직자들의 청렴도를 최고 수준으로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영광군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불미스러운 소식들은 그치지 않고 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 불미스러운 소식들이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익위가 평가한 ‘청렴도 1위’라는 평가를 언론에 흘리는 것 자체가 청렴에 대한 기준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공직자들의 청렴에 대한 인식이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영광군이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영광군의 청렴도는 작년보다 올랐다.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재직중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청렴도도 올랐다. 2015년 도내 18위에서 지난해 3위, 올해는 1위로 올랐다는 것이다. 정말 박수치며 축하해야 할 일이다. 시중에 나돌아 다니는 불미스러운 사건들만 없다면 우리도 대서특필해 공직자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싶다. 그러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영광군이 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기대어 청렴도를 자랑하는 것은 낯 뜨거운 짓이다. 얼굴에 검댕 바르고 옷 깨끗하다고 자랑하는 것과 같다. 시중에 나도는 ‘소나무 스캔들’에 대한 해명이 먼저다.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건이다. 청렴도가 사실상 최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오해를 부를 ‘사건’이 있었다면 떳떳하게 밝히고 나서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청렴 1등 군’이 될 수 있다.

영광군은 그간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청렴도 제고 종합대책 수립, 전 직원 청렴 실천 결의대회, 청렴 연극 공연, 김제동 청렴 콘서트, 청렴 골든벨 등 반부패‧청렴 시책을 추진했다. 그 노력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기에 호가호위 하는 자들에 의한 ‘부작용’으로 공직자 사회가 매도당해서는 안 된다. 정의롭고 의욕 넘치는 진정한 청백리들의 사기를 위해서도 명쾌하게 해명해야 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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