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사람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가 쓴 8일자 한겨레신문 칼럼을 읽었습니다. 제목은 ‘위 캔 스피크’였습니다. 개인과 사회를 할퀸 역사 때문에 눈물이 흐르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따온 제목이라 생각했습니다. 과연 조 교수는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해야 한다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조 교수는 영광을 할퀴고 간 비극적 과거사를 들어 ‘한국전쟁과 분단의 그림자가 아직도 여전히 너무 길고 깊다’고 했습니다.

조 교수는 작년 가을 50년 만에 고향을 찾았고 올 봄에 다시 찾았습니다. 조운 시인과 그의 시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고향의 현실에서 그림자를 본 것입니다. 올 봄에 조 교수를 처음 만났습니다. 실은 중학교 시절 광주에서 앞뒷집 살았는데 저는 기억하지만 조 교수께서는 저를 기억하지 못하셨습니다. 조 교수 일행의 첫걸음은 조운 생가 방문이었습니다. 물론 조운 생가를 지키고 있는 장진기 시인과 동행했습니다.

조운 시인의 대표적 작품인 ‘석류’를 낳은 석류나무가 베어진 연유를 물었습니다. 장 시인은 누가, 왜 베어버린 것인지 짐작만 할 뿐이라며 명쾌한 답을 피했습니다. 문단에서 추앙 받는 조운 시인이 고향에서 버려져 있는 현실도 ‘그림자’였겠지요. ‘위 캔 스피크’를 쓴 조 교수와 배우 나문희가 연기한 ‘아이 캔 스피크’의 주인공은 모두 아파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사회를 할퀴고 간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조 교수는 미국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사회학자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사당동 더하기 25’라는 저서는 유명합니다. 가난한 가정을 25년이나 추적한 진보 성향의 학자입니다. 한국 출판문화상도 받고 19대와 20대 총선 당시 야당의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을 할 정도로 영광이 낳은 큰 학자입니다. 90대 중반의 노모를 모시고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아닌 국가와 사회 때문에.

저는 조 교수가 영광에서 본 “아직도 그리고 여전히 너무 길고 깊다”고 한 한국전쟁과 분단의 그림자가 영광에서 사라지는 날을 기다립니다. 밤의 어두움은 반드시 걷히고 밝은 새벽이 옵니다. 그리고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찬란합니다. 고향 영광에 길고 깊게 드리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데 작은 노력이나마 보태려 합니다. 그림자가 걷힌 영광은 그지없이 밝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릴 것으로 믿습니다.

조은 교수께 말씀드립니다. 조선대 이동순 교수는 영광이 조운 선생을 비롯한 많은 문인을 배출한 ‘남도문학 1번지’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문인들의 작품과 흔적들을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친‧인척들도 모르는 사실들도 많이 발굴하는 연구 성과도 올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고향에 ‘아직도 여전히 너무 길고 깊게 드리운 그림자’가 걷히는 날이 머잖아 올 것입니다. 고향 영광의 그림자가 빨리 걷어내는 일에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생년월일 : 1951. 1. 8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주소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중앙로 19

e-mail : jigpress@naver.com

※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현재/영광문학기념사업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2015-현재/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