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기 시인

장진기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꽃무릇’을 펴냈다. 장 시인은 시집의 표지에 ‘지는 꽃도/피는 꽃처럼/사랑하는가’ 묻고 있다.

변심과 배신이 횡행하는 사회에 대한 엄중한 물음, 혹은 질책으로 들린다. 남 해꼬지 않고 신세도 지지 않으면서 장애가 있는 동생 보살피기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진솔하게 살아가는 시인의 고뇌에 찬 물음이다.

독자들은, 영광 사람들은 과연 장 시인에게 뭐라 답할 것인가. 궁금하다. 외골수. 바보. 자기만 아는 놈. 화합하지 못하는 위인. 모두 아니다. 오직 시를 쓰는 것을 운명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어쩌면 생을 마감한 뒤에야 사람들이 진가를 알아주고 애달파하는 ‘영광이 낳은 큰 시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꽃무릇 1

꽃에게 묻는다

지는 것을 알고 피는지

이맘때 너를 볼 수 있다는 기대로

몇 번을 다녀갔었던 것이

허망하다

꽃대만 남고

마르고 비틀어진 꽃잎들이

형형했던 붉은 빛을 일었다

목마르게 말라가는 꽃무릇을 보면서

지는 꽃도 피는 꽃처럼

사랑하는가

나에게 묻는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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