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형 홍농초교 교사

우리 6학년 3반 애들아. 안녕. 1년 동안 참 고생이 많았다. 수고했어. 1년 동안 선생님이 너희에게 잔소리도 참 많이 했었지? 밥 받은 거 꼭 다 먹어라, 떠들지 말아라, 말 예쁘게 해라 등. 너희에게는 어떻게 보면 까다롭고 우리를 너무 힘들게만 한다고 느꼈을지도 몰라. 그렇게 힘들었을 텐데도 그래도 선생님을 믿고 잘 따라 와줘서 너무나 고맙다. 선생님도 그런 너희 덕분에 1년, 이번 2017년이 정말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었어. 이 마음을 다 너희에게 직접 말로 전해주고 싶은데 졸업식 날이 되면 아무래도 바쁘기도 하고 정신이 없을 것 같아서 이 기회를 빌어 글로 전한단다.

내가 처음 너희들을 만났을 때는 정말 많이 긴장했었어. 기대 반, 두려움 반이랄까. 너희도 알잖니? 6학년이 아무래도 말썽도 많이 부리고 선생님 말씀도 잘 안 듣는 편이잖아. 그래서 1학기 개학식 전날 밤에 잠을 거의 못잘 정도로 설레기도 걱정도 들고 그랬단다. 그런데 그건 아마 너희들도 똑같았던 것 같아. 첫날 나를 보던 너희들의 모습이 아직도 떠오른다. 이 학교에서 처음 보는 나에 대해 호기심 반, 걱정 반. 결국 나나 너희들이나 서로 다르지 않았던 거야. 이것은 이번에만 해당 되는 일은 아니야. 작게는 친구들 사이, 나아가서는 너희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기 위치에 있을 때. 그 어느 곳이든 이런 일들을 많이 겪게 될 거야. 내가 너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야. ‘겁먹지 말고 부딪혀!’ 분명 낯선 상황이나 경험들을 많이 겪을 테지만 그것에 지레 겁먹지 말고 우선 부딪혀봐. 너희에게는 그걸 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용기도 있으니까. 그러니 용기를 잃지 마.

이제 너희에게는 앞에 ‘초등학생’이라는 수식어가 사라지고 ‘중학생’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붙겠구나. 앞에 수식어가 달라진 만큼 너희는 그만큼 성장한 것이고, 그만큼 너희에게는 책임이라는 짐도 어깨에 더 실리게 될 거야. 분명 그로 인해 힘든 시간도 너희에게 찾아 올거야. 하지만 난 너희들을 믿어. 힘들고 어려운 중학생, 고등학생 시기지만 분명 잘 이겨낼 거라고. 그리고 어른이 되어 행복한 모습으로 잘 살아갈 거라고. 부디 우리 6학년 3반 모두가 훨씬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지금의 친구들과도 우정 변치 말고 사이좋게 지내고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잖아, 그렇지? 너희들은 웃을 때가 제일 예쁘고 멋있다는 거 알지? 아프지 말고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길 바라며 1년 동안 정말 고마웠고 사랑한다. 너희들을 잊지 않을게.

6학년 3반 이 Member, Remember, Forever♥

선재형 홍농초교 교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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