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갑니다. 촛불시위와 박근혜 탄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이게 나라냐”는 한숨이 깊던 세월을 청산하고 “이게 나라다”는 찬가가 울려 퍼질 날을 고대했습니다.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종편 방송 덕분에 많은 분들이 시사에 정통합니다. 종편을 잘 보지 않는 저보다 시사에 밝습니다. 하지만 종편의 시사 토크는 개인적 의견이 많습니다. 교묘한 언어로 자기주장을 펴는 것입니다. 물론 방송국의 입맛에 맞는 ‘패널’들이 등장하지요.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종편 ‘패널’들이 하는 말을 ‘정답’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마 기억 하실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 ‘패널’들은 거의 박근혜 에게 밉보이지 않을 궤변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유승민과 박근혜의 갈등도, 박근혜가 보낸 공천위원장 이한구와 김무성의 갈등도, 유승민과 김무성을 ‘나쁜놈’이라고들 했습니다. 그럴 듯 했지요. 결과는 어떻습니까. 모두 박근혜가 ‘나쁜’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촛불혁명과 탄핵, 문재인 정권으로 이어지는 동안 많은 ‘패널’들이 바뀌었습니다. 매일 보이던 얼굴들은 사라졌습니다. 진실은 시간이 지난다고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진실만을 말한 것이 아니었기에 ‘퇴출’된 것입니다. 한동안 촛불혁명에 맞는 말의 잔치를 벌이더니 슬그머니 ‘보수우익’의 색깔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보수적인 유력 일간지들도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을 교묘한 논리로 비판하기 시작합니다. 주로 “그래서는 안 된다” “무능하다”는 논조입니다. 모든 정치적 책임을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돌리는 것이지요. 물론 그 시대 정치적 책임은 여당에 있습니다. 잘못은 사정없이 비판해야지요. 하지만 비난만 하고 대안은 제시하지 않는 야당과 언론도 존재 가치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구체적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하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주문을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이며 언론의 역할인 것입니다.

남북 간의 창과 일본과의 외교 단절을 부른 것은 이명박 정권입니다. 박근혜는 화려한 외유로 대우 받는 모습이었지만 실속은 없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보이지 않아야 할 부끄러운 모습도 보였더군요. 그런 대외적 여건을 문재인 대통령이 물려받았습니다. “이게 나라냐”는 말이 국민의 공감을 살 지경에 까지 왔습니다. 때맞춰 북핵 문제까지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문 정권의 행보가 매끄러울 수 있을까요?

지금 문재인 정권에는 비판도 필요하지만 대안 제시가 절실합니다. 대통령은 개인적 욕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마땅한 대안이 없을 뿐이지요. 모든 것을 잃더라도 이것만은 얻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실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인은 안 만나고 노조 대표들만 만난다” “사대적 조공외교이며 혼밥 신세였다” “코드 인사” 등의 비난보다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과 언론이 필요합니다. 국민들이 ‘적폐’라는 유산만 남기고 정권을 넘긴 야당의 감언이설에 동조할까 두렵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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