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성지 앞 3만6천 평 논 가꾸는 ‘유기농 명인’

“광우병과 조류독감, 최근에는 계란 파동이 겹치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크게 대두됐다. 여기에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생산 농가들의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가축에게는 사용해서는 안 될 농업용 살충제까지 친환경 축산 농가에서 사용했다. 무지와 탐욕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친환경 명장 김형진씨(48). 김 씨는 어릴 적 부모의 영향으로 원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그 인연(?)으로 지금은 원불교 영산성지 교무직을 맡고 있다. 10년간 유기농법에 미쳐 살면서 전라남도 유기농 명인에 까지 올랐다.

백수읍 영산성지 앞에 위치하고 있는 3만6천 평의 논농사를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유기농사법으로만 농사를 짓고 있다.

김 교무의 말에 따르면 전라남도는 일찍부터 친환경 농업을 선도해 왔다. 친환경이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농업을 말한다. 자연농업, 생태농업, 대체농업 등 다양한 농업 방식으로 진보해왔다고 한다.

또 친환경이라는 말은 단순히 관행적으로 화학농약과 화학비료 사용하지 않는다는 1차적으로는 기술적인 문제일 뿐 이것이 본질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수확이 끝나 김 교무가 유기농사법으로 지은 들녘의 벼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논만 봐도 시골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주변 논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논둑은 상상도 못 할 만큼 깨끗하다.

김 교무는 이렇게 관리를 해줘야 박테리아나 해충들이 생기지 않는단다. 지금부터 관리를 하지 않으면 벌레유충들이 마른 풀이나 논둑 숨어 지내다가 농사철에 나타난다고 한다. 약을 하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유기농 재배가 불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유기농 농사법으로 농사를 지으려면 누구보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바뀌는 계절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농사준비에 서둘러야지요. 또 유기농 농사에는 허용된 자제와 화약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모든 걸 자연에서 얻어 농사를 짓습니다.”

김 교무는 농업 발전은 농업인 손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과거의 농업이 생산성 위주의 흐름이었지만 지금은 소비자의 인식을 농업이 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관심은 가격 보다 안정성을 더 중시하는 흐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비자의 시각이 바뀌는 만큼 생산 농가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야 합니다. 생산에 필요한 각종 안전 수칙은 물론, 생산과정의 준수는 더더욱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대명천지의 밝은 세상이라지만 사람들이 양심을 거느리지 않으면 개인도 세상도 위태로울 뿐이다. 농부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살림’의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살림’의 정신으로 반드시 양심으로 농사를 지어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고자 하는 그 마음이 바로 성자들의 마음일 것이다.” 정말 멋진 농부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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