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명 삼동청소년회 영광지구 인성교육 강사

지금까지 마음공부에서 멈추고, 원래 마음으로 돌리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많은 갈등 상황에서 내 생각과 행동을 잠시 멈추고, 불같이 일어난 요란한 마음을 그 상황이 있기 전 원래 마음으로 돌리고 보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마음공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무리 지혜로운 판단을 했다고 해도 ‘이것’이 없으면 꽃과 가지와 잎만 화려할 뿐 아무런 결실이 없는 것과 같다. ‘이것’이 무엇일까? 다음 이야기에서 힌트를 찾아보자.

청소년들의 최대 고민 중 한 가지는 바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초·중·고 학생들이 성적을 고민하고, 성적향상을 위한 수많은 비법이 제시되고 있다. 물론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겠지만  기본적으로 공부 잘하는 비법은 간단하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성적이 잘 나오고, 공부를 적게, 혹은 열심히 하지 못하는 학생은 성적이 잘 안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성적이 오른다더라, 저렇게 해야 성적이 오른다더라, 누가 이런 방법으로 효과를 봤다더라. 저런 방법으로 효과를 봤다더라. 다 좋은 이야기이고, 기가 막힌 방법들일 것이다. 다만, 문제는 그러한 방법들을 효과를 볼 때까지 실천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우리 전래 속담은 참으로

명언 중의 명언이요, 진리가 담긴 말들이다. 결국 하느냐 안하느냐, 실행이 결과를 결정짓는 것이다.

우리 마음공부에서도 이 실행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아무리 잘 멈추고, 있는 그대로 온전히 내 마음과 상황을 살핀 후 지혜롭게 행동할 길을 알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실행을 하지 못하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내가 원하는 결과가 올지를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실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바로 욕심과 습관이다.

이 욕심과 철석같이 굳은 습관 두 가지는 알면서도 죽음의 구렁텅이에 스스로 빠져들게 하는 무서운 데가 있다. 오늘은 욕심에 대해서만 생각해보자.

성성이라고 하는 동물이 있다. 중국에서 상상 속의 괴상한 짐승인데, 사람과 비슷하나 몸은 개와 같고 털이 길며, 그 빛은 주홍색이라고 하는데, 사람의 말을 이해하며 또 술을 좋아한다고 한다.(원불교 대사전 참조) 그런데 이 성성이가 어찌나 날쌔고 힘이 센지 사람들이 이 성성이를 힘으로는 도저히 잡을 재주가 없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잡느냐?

성성이가 다니는 길목에 술을 큰 그릇에 가득 담아서 놓아두면, 이 성성이가 처음에는 와서 보고, ‘사람들이 나를 잡으려고 이 술을 여기다 놓아두었구만.’ 하고 뻔한 수작을 비웃으며 그냥 지나간다고 한다. 그런데, 향긋한 술 냄새가 코에 닿으면 몇 발짝 가다말고 멈추어서, ‘한 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술 한 잔 마셨다고 내가 사람들에게 잡힐 일은 없을테니 말이야.’하고는 다시 돌아와 한 모금 들이키고 발걸음을 돌린다. 그런데 몇 발짝 가다 생각하니, 한잔 더 마셨다고 큰 일 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 한 모금 더 들이킨다.

그렇게 가다 돌아오고, 가다 돌아오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가는 급기야 술을 동이 째 들이켜고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고 한다. 그러면 그때서야 숨어있던 사람들이 나와서 성성이를 잡아가는 것이다.

이 성성이는 보통 영리하고 날쌘 것이 아니어서 어설픈 함정과 속임수를 빤히 다 꿰뚫어보았지만, 술에 끌리는 그 마음, 술에 대한 욕심을 멈추지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술에 끌려가다가 결국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처음엔 분명 멈추어서 상황을 밝게 보았더라도, 이 욕심이 마음에 들어서면 그 때부터 다시 정신이 어두워지는 것이다.

아는 것이 다가 아니다. 이것이 함정인 줄 알았으면, 결단력 있게 끊고 나아가는 실행력이 중요하다. 마음공부에서도 경계(나를 화나거나 짜증나게 하고, 때로 나를 유혹하는 다양한 내적·외적 상황들)를 대했을 때 일단 멈추고, 원래 마음으로 돌리면 바른 길이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실제로 경계를 대했을 때 멈춰보고, 불같이 일어난 마음을 돌려보는 실행, 시도가 없었다면 이것은 마음공부에 대해서 안 것이 아니다.

마치 붕어빵의 맛은 달고 고소하며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고 실감나게 설명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붕어빵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과도 같다. 붕어빵의 맛은 이런 것이라고 진짜로 아는 사람은 붕어빵의 맛을 표현은 잘 못할지라도 실제로 먹어 본 사람이 진짜로 붕어빵 맛을 아는 사람이다.

공부는 이렇게 하는 거야, 마음은 이렇게 쓰는 거야,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야 등등 말로는 쉽게 할 수 있지만 결국 그 말처럼 실행하는 사람이 진짜로 그 말의 의미와 효과를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그 방법을 아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 방법대로 공부를 많이 해본 사람이 결국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된다.

우리가 경계를 대했을 때 마음을 멈추면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같고,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으면 자동으로 마음의 헤드라이트(지혜의 등불)가 켜진다. 이 때 욕심이나 고정관념 등 내 마음 유리창에 낀 때를 제거하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 밝게 보일 것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갈 길을 알았다면 엑셀을 밟아야 한다. 결국은 엑셀을 밟아야 차가 간다. 실행을 해야 결과가 오는 것이다.

사람의 행복과 불행은 마음에서 온다. 그 마음은 분명 내 마음인데,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나는 시험공부하고 싶은데, 자꾸만 TV와 핸드폰과 게임기 앞에 있게 되고, 나는 술도 좀 자제하고, 담배도 줄이면서 건강하고 싶은데, 어느새 과음과 줄담배로 건강을 해치고 있다. 다이어트로 멋진 몸매를 갖고 싶지만 식욕 조절이 안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요상한 마음, 이 마음의 참 주인이 되는 법이 바로 마음공부이다. 한번 다함께 해보면 좋겠다.

경계가 왔을 때 일단 멈추고(생각중지, 행동중지), 요란하게 일어난 마음을 원래 마음으로 돌리고(경계가 있기 전 요란함이 없던 원래 마음을 떠올림), 깊이 생각해서 바른 길로 실행해 가는 것이다.

붕어빵의 맛은 이런 것이다 라고 백번 떠들어봐야 입만 아프다. 다함께 붕어빵 한 입 먹어보고, 그 맛을 직접 체험해보자. 오늘의 주제는 ‘실행’이 답이다!

김건명 삼동청소년회 영광지구 인성교육 강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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