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극장가에 ‘역린’이란 제목의 영화가 상영 되었다.

영조의 손자이며 조선 27 왕중 세종대왕 다음으로 애민정신(愛民情神)이 높아 성군(聖君)으로 지칭(指稱)되는 정조가 노론(老論)파 들의 암살(暗殺)에서 벗어나 정적(政敵)들을 제압하는 영화다. 흥행(興行)에는 그다지 성공(成功)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기서 역린이란 성어(成語)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역린’을 맨 처음 말한 사람은 한비자(韓非子)인데 당시 유세객(遊說客)이었다. 현재는 유세를 정치인들이 자기를 지지(支持)해달라고 연설하는 것을 말한다.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에는 군주를 설득(說得)하는 것을 말한다. 세난(世難)편에서 용이란 짐승이 잘 길들이기만 하면 올라탈 수도 있고 함께 놀 수도 있는데 그에게 목덜미에 한자쯤 되는 거꾸로 난 비늘이 있는데 이것을 역린 이라고 한다. 만약 이것을 건드리기만 하면 용은 화가 나서 반드시 사람을 죽이고 만다. 임금에게도 이렇게 역린이 있다. 임금에게 유세하는 사람이 임금의 역린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유세하려던 목적(目的)을 달성(達成) 할 수 있을 것이다. 임금이 아닌 경우라도 절대적(絶對的) 권한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비자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敎訓)은 아마 이것일 것이다. 아무리 완벽(完璧)한 사람일지라도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거나 부끄러워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 콤플렉스(complex)를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 사람이 가장 감추고 싶어 하는 말, 부끄러워하는 말을 하게 된다면 누구나 분노(憤怒)할 것이다. 사람에 따라 학벌(學閥), 외모(外貌), 집 크기 등등 어떤 것도 상대에겐 약점(弱點)일 수 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상처가 더 하기 때문이다. 최후의 순간 까지 들춰서는 안 될 역린을 잘 살펴야 참모로, 친구로 관계가 잘 유지(維持)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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