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왜 신문기자가 기사를 쓰는지를 생각해 보면 저절로 분명해진다. 신문기자가 기사를 쓰는 목적은 오직 한가지 뿐이다. 일어난 현상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신문기사는 독자가 알기쉽게 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알기 쉽게 쑨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고 수월한 일은 아니다. 어렵게 쓰는 것보다 쉽게 쓰는 것이 실제로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훌륭한 기사, 좋은 기사를 쓴다는 것이다. 훌륭한 기사는 의문을 해소해 준다. 사건에는 직접적인 원인도 중요하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했을까?’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한 의문은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인 통찰을 통해서 깊이 잇게 설명될 수 있다. (예 : 박한상 부모살인사건)

훌륭한 기사는 일상의 경험을 사랑, 삶, 죽음에 관한 탁월한 사색으로 변형시킨다. 항공기 참사로 인한 가족관계, 사랑의 인술 등에 대한 충격적인 비극을 다루면서 기자는 고통에 대해서 말하기보다는 사랑, 인생, 가족, 존재와 같은 주제들로 독자의 심금을 올린다. 역설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과 충격, 고통 등을 표현하고 있다.

훌륭한 기사는 노래하는 듯하고 멋진 헤드라인으로 독자의 관심을 끌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유혹적이어야 한다. 즉 때로는 선정적이면서도 정교한 헤드라인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시 한 번 더 써보는 데서 훌륭한 기사가 나온다. 스스로 자기 글의 독자가 되어 보다 직접적으로 보다 밀도있게 보다 명료하게 요점이 드러나 있는지를 음미해 본다.

2. 좋은 기사를 쓰기위하여

1) 기사 준비

기사를 쓰기 전에 기사에 넣고 싶은 사건 요소들의 목록을 작성한다. 아이템들은 중요도의 순서대로 작성하고 그에 준해서 기사의 골격을 짜 나간다. 그리고 기사의 서두를 극적으로 이끌고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읽어 줄 수 있도록 핵심적 계기를 찾아 작성해야 한다.

서두의 생각은 짧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 속에서 기사를 떠올리고 또 떠올리는 것을 반복한다. 회사로 돌아오는 동안에 리드를 반복 연습한다. 3분안에 5단어로 기사의 골격을 세우는 훈련을 되풀이한다.

기사를 작성하기 전에 취재수첩을 꺼내 놓고 작성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지만 오히려 이런 것들이 기사를 쓰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즉, 수첩에 적힌 방만한 자료들이 오히려 전체 기사를 생각하지 못하게 막는 수가 있다는 점이다.

머릿속에서 생각은 많은데 기사를 쓰려고 하면 첫문장의 실마리를 풀지 못해 난감해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럴땐 자신의 원칙과 기준을 낮추어 한 발짝 물러난 자세에서 보면 그 해답이 풀린다.

기사를 쓸 때 데드라인까지 끌고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수정할 시간도 없이 엉성한 초고를 쓰기가 다반사인데 자신이 다룰 기사가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계산해 보고 시간계획을 세워 작성시간을 구성해야 한다. 일간신문의 경우 분초를 다투는 기사작성도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독자를 위해 재작성할 여분의 시간까지 생각해 두어야한다.

취재기자가 주제에 대해 가졌던 열정, 즉 자신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기사를 써야 한다. 그러면 느낌이 살아 있는 최고의 기사를 독자와 함께 공유하게 될 것이다.

기사를 쓴 후 스스로 독자의 입장이 되어서 읽어 보는 것은 빠뜨릴 수 없는 절차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기사를 쓰고 나면 절반은 한 것이므로 그런 다음 다듬고 또 다듬어서 정교하게 만든다. 시간이 없을 경우에는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 정성을 쏟는 것이 좋다. 독자들은 마지막에서 깊은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2) 기사의 조직화

기사 쓰기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일단 괴롭고 힘든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신문 기사 경우 취재된 내용이 나 혼란스러운 자료더미를 헤치고 훌륭한 기사문을 작성해야 한다. 이때 이러한 난마를 뚫고 나갈 이정표를 찾아가기 위해선 취재된 자료를 적절히 배치시키고 전체적인 골격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같은 소리를 반복하는 산만한 기사가 된다.

따라서 기사의 조직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우선 구조가 잘 짜인 예전의 기사들을 참조하고, 노트나 메모를 천천히 음미하기도 하며 다른 관련자료들을 찾아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둘째, 기사의 주요 논점들, 항목들을 목록으로 정리하고 최종적으로 기사의 전체 흐름을 묶어줄 초점을 찾는다. 그리고 기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편집국 책상에서 생각지 말고 현장에서 중심 아이디어를 찾도록 해야 한다. 사무실 책상에서 벗어나 현장과 거리에서 사건을 생각하라는 얘기다.

셋째, 뉴스가 사람들의 일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검토한다. 중요한 것은 신문은 진실한 이야기를 싣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넷째, 일상의 평범한 일들 속에서 평범하지 않은 것을 찾아낸다. 졸업, 재회, 장례, 승용차 구입, 요양소에 보낸 엄마, 자식들과 살기위해 돌아온 아버지 등에서 보편적인 인간 경험을 끄집어 낸다.

다섯째, 사물을 보는 자신의 관점을 바꾼다. 이는 의견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사건이 발생한 지점에서 기사를 되새겨 보는 것이다.

여섯째, 사건과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일곱째, 취재할 때 5개의 감각기관과 그 외의 다른 감각을 전부 사용한다. 이를테면 장소 감각, 사람에 대한 감각, 시간 감각, 극적 감각 등을 동원한다. 일례로 익사 실종자에 대한 보도는 목격자나 사고현장 주변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이 못지 않게 그의 부모로부터 실종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독자는 실종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피해자 가족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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