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 낳은 대철학자요 교육자이며 문인이자 산악인인 온버림 정 종 선생(철학박사)이 101세

를 일기로 지난 13일 영면에 들었다. 슬하에 1남6녀를 두었다. 장남 어지루 씨(75)는 광고학자인 전 목원대 교수다.

선생은 1915년 9월 영광읍에서 태어나 1942년 경성보육학교 교감을 시작으로 영광유치원 원감·영광민립중학교 교감을 거쳐 전남대와 동국대, 원광대에서 철학 교수, 공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스스로 “산에서 산 시간이 20년이니 남들보다 20년은 더 살아야 한다”고 밝힌 선생은 만 80세인 지난 96년 고향 영광으로 돌아 왔다.

장서 2만여 권을 영광군에 기증(군립도서관 소장)하고 독서·집필·등산·강연 등으로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고향에 모두 버리는 ‘온버림’의 삶을 딱 20년 만에 마감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 정연(공무원)·장 진기(시인) 군의 도움으로 이독(耳讀,귀로 듣는 독서)과 대필을 그치지 않았다.

영광 문학의 태두인 조 운 시인과 동시대에 활동한 선생은“조 운 생가를 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문화군수가 없다. 조운 문학상을 제정하면 전국의 시인들이 영광으로 운집할 것이다. 그로인해 우리 영광이 한국 시조문학의 르네상스를 여는 지역이 되지 않겠는가”하는 아쉬움과 가르침을 남기가도 했다.

선생의 영면 소식이 늦게 알려진 것은 선생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선생은 영면 직전 ‘나의 소원. 아버지의 장례식·영결식 등은 일체 비밀로 하고(알리지 말 것). 사후에 친지들에게 신문 등에 알릴 것.⁜순수한 가족장으로 한다’는 친필 유지를 남겼다.

선생의 고별식은 14일 대전 건양대 병원에서 치러졌으며 가족과 후학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영광에서는 영광제자라 할 수 있는 장 진기·이 정연·이 건철씨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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