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군의회 의원들이 금품선거와 비방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16일 군의회에서 강필구 의장을 비롯한 심기동, 최은영, 김강헌, 김양모, 장기소, 손옥희 등 7명의 의원은 오직 정책으로만 승부하자는 내용의 서약을 했다고 한다. 도의원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장세일 의원을 제외한 모든 군의원이 참여했다. 지난 연말부터 달아오른 지방선거 열기가 자칫 타락 선거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시점에서 현역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공명선거를 다짐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다.

지난 7회의 지방선거는 결코 공명선거로 볼 수 없다. 부정‧불법 선거로 인한 큰 말썽은 없었다. 하지만 후보마다 엄청난 액수의 돈을 썼다는 소문은 자자했다. 구체적으로 얼마를 썼다는 말까지 나왔다. 선거철에 한 후보가 사는 밥을 15회나 먹었다는 말도 나왔다. ‘3당2락’이란 말까지 나돌았다. 3억 원 쓰면 당선되고 2억 원 쓰면 떨어진다는 의미다. 군의원 연봉은 3천만 원 안팎일터다. 10년 치 연봉을 쓰는데 임기는 4년이다. 시쳇말로 절반도 못 건진다.

이 같은 금품 선거는 결국 부정과 부패가 불가피한 구조다. 당선되기 위해 돈을 쓰고, 다음 선거를 위해 또 돈을 만들어야 한다면 부정부패하지 않을 수 없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군민들은 금품선거가 이루어져 왔을 것으로 믿는다. 의원들이 부정부패의 고리와 연결됐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돈 만드는 재주(?)가 없는 전 의원 몇몇은 살림이 형편없어지기도 했다.

현역 의원들의 정책선거 선언은 늦었지만 반갑다. 문제는 유권자에게도 있다. 버릇(?)대로 왜 안 주느냐고 할 수 있다. 한 표가 아쉬운 후보로서 안줄 수가 없다. 돈 선거에 길든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생각을 다잡아야 한다. 특히 유권자들이 아예 기대를 하지 않아야 공명선거가 이루어질 수 잇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제도다. 금품을 받고 찍어주는 것은 주인이길 포기하는 것과 같다. 공명선거를 다짐한 의원들의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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