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핵발전소 안정성확보를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지역 주민에 대한 선심공세 및 임시 저장고 설치에 관한 어떤 행위도 일체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각종 사고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함께 한빛원전민관합동조사의 원활한 진행 보장을 요구했다. 지금까지 정부와 한수원이 추진했던 정책과 방식을 버리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는 요구다.

원전의 안전과 핵폐기물 저장고 설치 등의 정책을 지역 주민 여론을 들어 결정하라는 공동행동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다. 특히 선심 공세로 임시저장고 설치에 관한 어떤 행위도 중단하라는 요구는 정부와 한수원이 새겨들어야 한다. 어떠한 금전적 이득보다 원전의 안전을 바라는 지역 주민의 분열을 책동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행동의 의사표현 방식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영광 지역 154개 단체가 원전안전을 위한 범군민대책위원회(범대위)를 결성, 일사분란하게 원전의 안전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공동행동도 범대위에 참여해왔다. 원전의 안전을 위해 정부와 한수원에 요구할 사항이 있을 경우 당연히 범대위를 창구로 해야 한다. 공동행동처럼 각 단체가 나서 개별적 주장과 요구를 한다면 범대위를 결성한 의의가 사라진다.

공동행동이 범대위 창구를 통하지 않고 독자적인 의사를 표출하는 것은 범대위 내부가 분열된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더욱 공동행동은 범대위 공동의장이 소속된 단체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범대위와 별개로 행동하겠다는 선언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공동행동이 범대위와 별개로 활동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지역 분열을 하지 말라면서 스스로 지역 분열을 일으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더욱 범대위는 민관합동조사라는 전례 없는 성과를 냈다. 공동행동이 범대위와 의견을 달리한다면 당연히 범대위 운영의 불합리한 점을 지적하고, 그 시정을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경우 탈퇴를 선언했어야 옳다. 그것이 상식적이며 민주적 절차다. 절차가 민주적이며 상식적이지 않으면 어떤 주장과 요구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 공동행동은 독자적인 기자회견을 한 이유와 범대위 탈퇴 여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공동행동이 지역분열을 일으킨다는 오해를 받지 않길 바란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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