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빛나 영광 여성의 전화 대표

2018년 1월, 검찰 내부의 성추행 사건 폭로 이후 불붙기 시작한 미투운동이 거대한 불이 되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피해자 한명의 용기가 또 다른 피해자의 용기를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각계, 각층에서 권력의 중심에 서 있던 이들이 ‘가해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고개를 떨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권력자들이 미투의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우나 확실한 것은 변화의 바람은 시작되었고 이 바람은 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이 나오며 정치권의 미투운동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광군과 인접한 지역에서도 군수, 현역 의원, 선거 출마 예정자 등 다양한 정치인들에 의한 성폭력 피해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며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전‧현직 군의원 및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의 권력은 막강하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가 “오늘로서 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라고 한 발언이 단적인 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를 드러내기가 어렵고, 어려운 만큼 성폭력의 뿌리도 깊다.

안희정 전 도지사에 대한 피해 증언이 나왔을 때 더불어민주당은 언론 보도 후 2시간 만에 안 전 지사를 출당, 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인에 의한 성폭력은 한 개인의 축출로만 마무리되어서는 안 된다.

그 동안 정치인들에 의한 성폭력 사건들은 정당 내에서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채 졸속 징계로 마무리 되었고 그로인해 가해자가 징계를 받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복당 등으로 다시 정치권에 복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정당은 정당 내 성차별‧성폭력 근절 시스템을 강화하여 정치권의 미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당내 징계 프로세스를 제대로 갖추고 가해자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성차별적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6.13 지방선거에 성 평등 인식을 갖춘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며, 여성폭력 전력이 있거나 성범죄 의혹이 있는 인사는 공천에서의 배제 등을 통해 성폭력 근절과 예방을 위한 자정 노력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영광군을 위해, 그리고 영광군민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6.13 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정권 때 국민이 주인임을 알리기 위해 춥고 어두운 겨울을 보내야 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 ‘누구를 뽑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다시 주인의 자리를 잃을 지도 모른다.

인맥과 정당에 의해서가 아닌 출마자의 공약과 인성, 업무능력에 따른 투표가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박빛나 영광 여성의전화 대표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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