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70년이 넘는 백수서초등학교의 입학생이 1명뿐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면 단위도 아니고 읍 단위에 소재한 전통 있는 학교가 폐교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교육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전통을 이어가고 지역민의 공동체 의식이 결집되는 중심체 역할도 하고 있다. 전통 있는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지역 전통이 사라지고 나아가 지역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전통과 공동체가 붕괴되는 데도 인구가 줄어들고 젊은이가 떠나는 농촌의 현실로 치부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는 결과다. 우리의 뿌리를 잃는 것과 같다. 다행인 것은 전남도 교육청이 폐교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수서초교는 5명이 졸업하고 1명이 입학한 것도 다행인 경우다. 당초 한 명도 없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런 추세라면 머잖아 전교생 17명이 졸업하는 데는 5년이 채 안 걸린다. 분교로 추락하거나 폐교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백수서교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학교는 영광군내에 5개교가 더 있다. 입학생 수가 불갑초교 2명, 대마초교 3명, 군서초교 4명, 군남초교 5명, 홍농서초가 6명이다. 13개 초등학교 가운데 6개교의 입학생이 10명을 훨씬 밑돈다. 이미 폐교된 영광서초·진량초·백수남초 등14개교의 뒤를 이은 폐교를 예상할 수 있다.

전남도교육청이 폐교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어 다행이다. 교육부의 100명 이하 폐교 권장 방침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감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바다. 하지만 일선 교육 현장은 교육청의 의지를 의심케 하기 충분하다. 영광교육지원청은 입학생 10명 이하 학교에 백수서초교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학교 교장 선생님은 교육 현장의 위기가 알려지는 것을 마땅찮아 했다.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대책 마련의 시작이다.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은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는 의사 표현이다. 교육지원청이나 학교 임직원들은 그럭저럭 세월 보내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로서는 공동체의 해체를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다. 어물쩍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현실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교육지원청과 일선학교가 사명감을 갖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덮고 세월 보내는 것은 안일무사한 비교육적이며 비양심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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