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은. 8세 여아. 백수서초등학교 1학년이다. 반은 없다. 번호도 없다. 반장도 없다. 졸업 후에는 동창회도 없을 것이다. 지난 2일 혼자 입학식을 했다. 입학식은 축제였다.

이경숙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일곱 분의 선생님과 영광경찰서 백수파출소 소장 등 3명의 경찰관의 축하와 선물 ‘공세’를 받았다. 학교에서는 가방을, 경찰 아저씨들은 꽃다발과 케이크·크레파스를 선물 했다.

7일 오전. 다은이는 1학년 담임인 정복임 선생님과 1:1 수업을 하고 있었다. 어른들의 기억 속에 있는 모습이 아니다. 옆 자리 친구와 부스럭 거리며 장난치다 들켜 꾸중 받는 일도 없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그냥 선생님과 얘기하듯 수업한다. 맑은 눈과 수줍은 미소가 참 예쁘다.

커다란 교실과 정갈하게 준비된 교구들, 선생님까지 다은이 ‘차지’인 셈이다. 뛰놀고 싶지 않을까, 심심하지 않을까. 외롭지 않을까. 다은이 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다.

당초 입학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뜻밖에 다은이가 입학하게 됐다는 학교 측 설명이다. 졸업생 5명에 입학생 1명. 다은이를 포함한 전교생은 17명. 1943년 6월 8일 개교, 학년당 4개 학급 정도였다. 5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백수읍에 있던 백수남초교와 백수초교 동분교는 이미 문을 닫았다. 이들 사위어 가는 학교들의 모습과 우리 농촌의 모습-어쩌면 운명-이 달라야 할텐데….

이런 추세라면 머잖아 폐교가 불가피하다. 교육 현장의 불안은 나라 안 모든 농어촌의 공통적 문제가 된지 오래다. 교육부는 전교생 100명 이하 학교에 폐교를 권장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이 적극적으로 폐교를 막고 있다.

법성초교 안마도 분교는 입학생이 한 명도 없다. 입학생이 10명이 못되는 학교는 전체 13개교 가운데 6개교나 된다. 다은이가 다니는 백수서초, 불갑초교 2명, 대마초교는 3명, 군서초교 4명 군남초교 5명, 홍농서초교 6명 등이다.

전남도교육청의 폐교를 막기 위한 노력의 유효기간이 언제일지 불안하다. 민·관·정(民·官·政)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내야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다. 친구와 깔깔거리며 운동장에서 뛰노는 다은이가 보고 싶다. 조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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