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향탁 영광 여성의전화 회원활동가

미투 캠페인 이슈가 전 세계를 강타한 후 해가 바뀌고 여러 달이 지났지만 국내에서 미투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다.

그동안 권력과 위계에 의해 억압되어온 여성과 소수자들의 낮은 목소리들이 연대의 힘으로 하나가 되었다.

각계각층에서 짓눌려온 그 억압의 밀도가 얼마나 촘촘했는지 가속도가 붙은 미투운동은 도무지 멈출 줄을 모르고 폭발적으로 분출되어 날로 확산일로다.

그리하여 마침내 오랫동안 견고히 구축되어온 사회적 폭력의 메커니즘에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며 한국사회에 불가역적이며 구조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미투(#Me too)와 위드유(#With you)라는 정의로운 연대의 배를 타고 구시대의 항구를 떠난다. 우리는 권력과 위계를 뛰어넘고 성역할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성의식을 과감히 벗어낸 새로운 정착지를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법과 제도의 마련이나 사회의식의 개선도 시급하겠으나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미투 세대로서의 올바른 정체성을 건실히 세워주는 일은 무엇보다도 우선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소극적으로 머물렀던 성교육을 적극적으로 바꾸려는 자세가 필요한데, 성을 더 이상 부끄럽거나 감추어야 하는 것으로 만들어서는 안 되며 성을 양지에서 건강하게 배우고 토론할 수 있도록 하여 아이들 스스로 올바른 성의식을 정립해 나갈 수는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적극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어렸을 때부터 젠더 감수성을 자연스레 체득하도록 돕는다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의 향상으로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성폭력 가해행위나 무감각적으로 이를 방관하는 태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성별이분법적인 언어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젠더 감수성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하는데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는’과 같은 용어사용을 양성 모두 동등한 입장을 견지하며 의식적으로 바로 잡는 교육을 해나간다면 성역할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성가치관을 바꿔낼 수 있다. 이러한 세심한 교육이 바탕이 된다면 궁극적으로 극단적 범죄를 예방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구체적인 행위에 있어서는 신속하고도 정확한 대처가 중요한데,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성적 놀이나 행동들을 아이들 스스로 판단하고 자제할 수 있도록 성폭력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꾸준히 교육해야한다. 혹여 피해자가 발생했다면 그의 이야기를 깊이 지지해주고 가해자에게 의사표현을 하지 못해도 본인의 잘못이 아님을 인지시키는 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언제 일어날지 모를 긴급한 성폭력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요령과 긴급전화(112, 1366, 여성의 전화)등 도움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방법 또한 잊지 말고 가르쳐야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성교육은 올바른 성별 개념 확립부터 시작해야하는 세심하고도 장기간의 끈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올바르고 건강한 성의식을 우리 아이들에게 무형의 자산으로 물려줄 수 있다면 이 아이들이 자라나 훗날 또 다른 형태의 권력에 의한 여러 종류의 폭력들을 마주할 때, 지금 우리들의 위축된 모습과는 다를 것이다.

억누르는 상대가 강할수록 더욱 의연하고도 대차게 대항할 수 있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그 들의 앞날을 위해 우리 모두 그들의 노둣돌이 되어주길 바래본다.

서향탁 영광 여성의전화 회원활동가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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