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옥 백수서초등학교 교장

3월 1일자로 백수서초등학교에 부임하였다. 백수 지역은 넓은 간척지를 품은 서해 바다와 맞닿은 곳으로 영광 읍내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 학생 수는 많으면 5명부터 작은 학급은 3명까지 백수읍 대전리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우리 아버지가 다녔고 우리 이모, 삼촌도 다닌 학교를 나도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 같은 자랑을 가끔 들을 수 있다. 어른 두어 사람의 팔로 감싸 안을 수 있는 아름드리 나무가 증명이라도 하듯 75주년(1943년 6월 8일 개교)을 맞은 백수서초등학교는 그동안 5,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엊그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해마다 돌아오는 스승의 날이지만 특히 올해는 고사리 손으로 접어온 카네이션을 건네주는 학생들에게 학교장인 나의 역할과 소명이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처럼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살리면서 학생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첫 번째 장점은 학생 한명 한명의 재능과 특기를 가꾸기 위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한다는 점이다. 5‧6학년이 되면 한 학기 동안 승마장에 가서 말과 친해지고 교감하며 일 대 일 ‘승마 체험’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말을 타면 무서울 것 같았는데 용기 내서 말을 타보니 정말 즐겁고 신났다며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그리고 사교육비가 전혀 없는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들이 있다. 나비골프부, 공예부, 난타부, 컴퓨터부, 미술부, 중국어부, 돌봄, 토요스포츠까지 전교생이 골고루 참여하고 있다. 특히 나비골프부는 전문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정기적으로 골프 연습장에서 실제 스윙 연습을 해보며 야외 골프장을 탐방하여 골프와 함께 자신의 재능을 기르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에만 파묻혀 사는 요즘 학생들에 비하면 체력도 기르고 호연지기도 기를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또한 매년 12월이 되면 2박3일 동안 전교생이 국내 스키장을 찾아서 하얀 설원을 누비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스키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학생 한명 한명이 소중한 보물과 같은 존재인 만큼 선생님들이 바라보는 학생에 대한 시선이 다른 학교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하여 때로는 아빠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가족과 같은 정을 주고 받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 혹시나 빠진 부분은 없는지 세세하게 살피고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칫 학생과 교사가 학교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받고 휩쓸리기 쉬운 시대에 비교하면 감사할 따름이다. ‘마음은 맑고 밝게, 생각은 남다르게’라는 교훈 아래 학생들의 꿈과 바른 인성과 꿈을 키워주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핵심 역량을 길러주고 있다.

학력은 결코 실력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서 종종 보게 된다. 전임지인 무지개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백수서초등학교에도 무지개라는 씨앗을 뿌리고자 한다. 다행히 도교육청에 공모한 ‘자율무지개학교’에 선정되어 학생이 주인공이 되고 학부모가 믿고 참여하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구상한 아이디어로 학교 외벽에 벽화를 그리는 것, 가족과 함께 주말을 이용하여 학교에 나와 텃밭을 가꾸는 것, 아직은 서툴고 부족하지만 학생 스스로의 힘으로 이어나가는 다모임 활동 등….

교육은 콩나물에 물을 주듯 하라고 한다. 콩에 물만 주어도 콩나물은 자라나듯, 아이들에게도 조그만 자극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매일 아침학생들과 함께 리코더로 동요를 가르치며 오늘도 우리 아이들이 주인공인 행복한 미래를 꿈꿔본다.

김금옥 백수서초등학교 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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