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상대를 이길 수 없으면 그 사람과 손을 잡아라” 라는 법칙이다. 미국에서 속담처럼 전해 내려오는 말이다. 상대와 경쟁 상태에 있을 때 최선을 다 했는데도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었다면 ‘깨끗이 인정하고 그 상대와 손을 잡아라’는 것이다. 특히 비즈니스나 영업상 경쟁상대에게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 자주 인용되며 실제로 우리들의 삶속에서도 많은 영향을 준다.

일찍이 미국의 대기업이 일본에 진출하고자 했으나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회사가 버티고 있었다. 사실상 라이벌 관계였다. 일본 회사를 이기려고 품질향상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으나 연속 실패를 하고 말았다. 미국기업은 결국 태도를 완전히 180도 바꿔 라이벌관계의 회사와 손을 잡기로 결론을 내렸다. 당시 언론들은 이 사건을 크게 보도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어떻게 이렇게 태도를 바꿔 라이벌 회사와 제휴할 결단을 내렸습니까?’

미국기업 사장의 대답은 명료했다. “일본으로 진출하기위해 애를 써왔다. 이번에 합병한 회사와 서로 등을 돌려 싸운다면 일본진출은 물론 서로 진흙탕 싸움을 면치 못할 것으로 판단됐다. ‘상대를 이길 수 없다면 그들과 손을 잡으라’는 경구가 있다”며 이 법칙을 인용해서 답을 했다.

미국인을 포함한 서양인들이 윈윈전략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로버트 엘리엇(Robert Eliet:심리학과 교수)이 말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란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별수 없이 꼭 해야 한다면 즐기라는 이야기다. 윈윈(Win Win)이란 ‘대립관계에 있는 양자 모두가 이긴다’라는 의미로 승부가 확실하게 나는 스포츠 가아닌 이해관계 에 있는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있고 서로 만족한다는 의미다.

이 내용을 재미있게 표현한 일화가 있다. 아빠가 퇴근 하면서 조그만 피자를 하나 사가지고 왔다. 삼형제가 서로 많이 먹으려고 다투는 것을 본 아빠는 칼을 주면서 여섯 조각으로 나누라고 말했다. 그런데 조건이 있다. 누가 칼을 들고 자르든 문제는 없다 그러나 칼을 든 사람이 가장 늦게 선택해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첫째가 칼을 잡기로 했다. 칼을 잡은 아들은 최대한 같이 나누기 위해 정성을 쏟았으나 사람 손으로 자르기 때문에 조금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막내에게 첫 번째 집으라하고 그 다음 둘째 그다음 첫째가 차지했다. 세 개 남은 것은 역순으로 첫째가 집고 셋째가 마지막으로 차지하자 아빠는 불만이 있느냐? 하고 물었다. 삼형제 모두 불만이 없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교섭의 본질을 정확이 짚어낸 이야기다. 즉 교섭이라는 것은 내 이익만을 생각하면 이루어 질수가 없다. 상대의 이익을 존중해야 나의 이익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이 100%이익이 있으면 이 교섭은 절대 이루어 질수 없는 교섭이 된다. 물론 양쪽 모두 만족할 교섭도 없다. 서로 양보하며 공평함을 바라는 것이 교섭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게 만족하는 합의가 이상적이다. 일방적으로 자기 이익만 가지려 하지 말고 배려하고 양보하며 협의를 이끌어 내야 이상적인 합의이다. 우리의 삶속에서도 자신이 불리하다고 내주장만 완강하게 고집하지 말고 내가 조금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타협을 하는 것이 현명한 처세술이라고 본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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