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향탁 영광 여성의 전화 회원 활동가

대한민국은 지금 제4차 산업혁명의 광풍에 휩싸여 있다.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세상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남녀의 고용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

고용시장의 진입이나 고용의 질, 근로형태에 있어서 성별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지가 궁금하다. 2009년 이후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수준의 대학진학률을 보이는 등 여성의 교육수준은 남성에 비해 낮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 간 고용률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여성 고용률은 ’16년 56.2%로 남성 고용률 75.8%에 비해 약 20.0%p나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 ’16년 기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용시장의 진입 자체에서 여성이 감당해야 할 두꺼운 유리벽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성별 직종분리 현상도 심각하다. 군인·경찰 등의 직종은 아직까지도 성별분리 채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여성 채용비율이 남성에 비해 극히 낮아 진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전체 경찰 중 여성 비율은 10% 수준(’15년)이고, 성별을 분리해서 신입생 모집을 하는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여성 지원 경쟁률은 남성의 2~3배나 높다.

이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나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극히 낮은 여성의 비율과, ‘교육·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에서 월등히 높은 여성의 비율만을 보더라도 개인의 능력을 사회가 성별로 재단해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민감한 부분은 임금일 것이다. 임금에서의 성별격차는 여성의 경력관리 및 고용의 질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현실은 심각하다. 여성 임금은 남성 임금 대비 62.8%(’15년 기준)에 불과한 실정이고, 주요 OECD회원국과 비교했을 때에도 우리나라의 성별임금격차는 매우 큰 수준이다. 그 원인으로는 출산·육아로 30대 중반 여성의 고용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경력단절현상(M-Curve)’이 일어나며, 30대 중반∼40대 초·중반에 남녀의 임금격차 증가폭이 커지고 30대부터 여성 비정규직의 비중이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이후 이전에 비해 월 임금이 15.5%(26.8만원) 감소, 경력단절 경험 여성은 경력지속 여성에 비해 임금이 31.5% 감소했다. (76.2만원)

* 자료 : 경력단절 여성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여성가족부, 2016)

많은 여성이 출산·육아로 경력단절이 발생하고,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 시 고용의 질과 임금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까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남녀의 고용차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을 들 수 있다. 비정규직 여성은 41.0%(정규직 59.0%)로 남성 26.4%(정규직 73.6%)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16년 8월 기준, 통계청, 근로형태별부가조사)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용불안정에 시달려야 하는 대한민국, 이곳이 진정한 의미에서 실질적인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럽다. 최첨단을 달리는 21세기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녀의 고용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실재했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을 실행해 나갈 여러 분야의 유능한 인재가 성별을 나눠가며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용주 및 인사담당자 그리고 더불어 모든 국민들에게 고한다. 남녀의 고용에 있어서 차이와 차별을 분별하고 기회는 동등하게 보장하라. 다시 한 번 남녀의 고용차별에 대한 대한민국 사회의 깊은 자성을 촉구한다.

* 참고자료 : 여성가족부 - 제2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2018~2022)

서향탁 영광 여성의 전화 회원 활동가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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