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향탁 영광여성의전화 회원 활동가

혜화역시위에서부터 워마드 사태까지 극단적인 남성혐오주의의 목소리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양성평등을 외치는 것을 넘어 남성에 대한 정신적 또는 물리적 폭력을 조장하는 사회현상에 반응하여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혜화역시위는 홍익대 미술 실습 중 몰래 촬영한 남성동료모델의 누드사진을 동료여성모델이 유포한 사건이다.

시위를 주도한 측에서는 이번 사건이 보통의 여성대상 몰카범죄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발빠른 대처와 피의자의 신속한 구속과 처벌이 진행되어 명백히 여성과 남성을 차별한 편파 수사라고 규정하고 이를 규탄하며 시위를 시작하였다.

현재까지 세 번에 이르는 시위에 각각 수 만 명이 넘는 인원의 여성들이 참여하여 여성이 한국사회에서 당하고 있는 억압과 착취 그리고 상처가 얼마나 큰 것 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여성은 수많은 몰카범죄의 위험에 늘 노출되어있고 따라서 심리적으로 불안함과 공포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잠재적 피해의식이 표출된 것이 이번 혜화역시위인 것이다.

시위에 참여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박탈감과 상처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또한 이 시위가 양성평등을 위한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허나 불편한 사건들이 하나하나씩 터지기 시작했다. 시위도중의 구호가 남성들에게 가하는 언어폭력으로 점철되는가 하면 시위를 주도한 사이트에는 도를 넘는 남성혐오주의적 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건강한 페미니즘의 올바른 문제제기와 사회적 공감 그리고 연대의 방식이 폭력을 폭력으로 돌려주는 악의적 미러링을 생산하는 남성혐오주의에 가려진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자극적인 부분만을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시대정신과 철학이 부재한 일부 시위대와 극단적인 남성혐오 인터넷사이트에 대한 올바른 대처를 고민해야 하는 것은 혜화역시위가 풀어야할 숙제이며 자정작용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폐쇄적인 환경이 만들어내는 군중심리가 더불어 도덕성을 상실한다면 그 극한 대치가 치러야할 사회적 비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끝이 아니다.

혜화역시위는 광화문으로 장소를 옮겨 8월 4일에 제 4차 시위를 앞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불안해하지만 여성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만들어낸 대규모 시위가 대한민국 수도의 한복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분명 큰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시위 주최인 ‘불편한용기’측은 정부와의 만남을 갖고 당초 요구인 정부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참여를 얻어냈다.

여성들의 용감한 움직임이 없었다면 만들어낼 수 없었던 사회의 변화이다.

혜화역시위가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받고 더욱더 성장하는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남자와 여자를 생물학적으로 나누어 편 가르기보다는 연대와 소통의 가치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실현해 나가는 범인권운동이 되어야 한다.

한국사회 내, 건강한 페미니즘의 가치를 공유한 모든 이들이여. 어서 모이자!

서향탁 영광여성의전화 회원 활동가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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