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 역사에서 어느 선거치고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었지만 이번 총선이야말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나라의 정치는 물론 경제마저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안정적이던 경제가 이처럼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미래를 대비한 정책의 부재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과 자원외교 정책이 실패에 이은 현 정권의 경제 정책 부재가 낳은 결과다.

나라 부채와 가계 부채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전문가들의 주장과 경고가 잇달고 있다. 그런데도 국가적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있는 것은 야당이 발목을 잡아 경제 대책을 못 세우고 있다는 말 뿐이다. ‘위기’는 서민 생활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전·월세가 폭등하고 실업률이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조선과 철강, 전자 등 우리 경제를 받치고 있던 업종들의 경쟁력 약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수출 둔화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같은 불안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특별한 정책이 없다는 점이다. 권력에만 눈이 어두워 정쟁으로 지새우니 무슨 정책이 나오겠는가. 유일한 대책은 우선 정치적 안정을 가져오는 것이다. 정치가 안정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실효성이 없다. 정쟁으로 인해 정책의 시행은 물론 수립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안정과 발전의 중요한 요소인 주변 정세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로 전쟁 위협을 멈추지 않는다. 거기에 미국과 중국, 일본은 저마다 제 국익 챙기느라 으르렁 거리는 형세다. 경제 불안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이같은 불안은 외자 유치는 물론 기업의 투자 위축을 부를 수밖에 없다. 일자리 부족과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게 돼있는 구조다. 정치가 안정되지 않는 한 주변 정세를 안정시킬 외교적 역량을 기대하는 것은 꿈이다.

복지 수요는 늘고 인구는 줄어드는데 청년 실업은 늘어나는 현상도 정책의 빈곤이 가져온 구조적 불안요인이다. 신성장 산업을 키우고 수출을 증대 시키는 것이 경제적 안정을 되찾는 길이며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적 불안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다. 경기 회복과 실업·복지·출산율·일자리·서민생활 등에서 외교 역량 강화에 이은 주변 정세 안정에 이르는 광범위한 위기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동력은 정치적 안정이라는 주장이다.

비록 역대 어는 총선보다 공천 잡음이 많았다. 그만큼 20대 국회가 큰 기대는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옥석을 가리고 경고와 문책, 격려의 효과를 가져 올 선택을 한다면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견제와 타협으로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국민의 선택만이 총체적 위기에 처한 나라를 하루빨리 안정시키는 길이다. 정치가 불안하면 경제도, 사회도 불안해진다. 국민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투표하는 것이 나라를 안정시키고 나를 편하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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