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읍 시가지를 돌아봅니다. 도로도, 상가도, 주택도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눈이나 감정이 호사할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들이 그냥 필요하니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느낌뿐입니다. ‘현대식 빌딩’ 모양을 갖춘 최신 건축물도 저의 눈을 반짝이게 하거나 가슴에 감동을 선사하지 못했습니다. 영광군에서 상당한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거리’에서도 ‘돈’을 들였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녹슨 쇠기둥에 붙은 작은 전구들에서 철 지난 생선이 풍기는 역한 기운만 느껴질 뿐입니다.

‘신시가’라 할 터미널과 대신지구 일대의 모습도 매력이 없기는 사거리나 다름없습니다. 터미널이 있어 사람이 모이고, 상가가 형성돼 있을 뿐입니다.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무질서한 모습, 이기적인 모습, 상술만이 온 거리에 덕지덕지 눌러 붙어 있습니다. 보는 눈에 따라서는 ‘활기’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 복잡함이 제 눈엔 살기 위한 안간힘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지날 때마다 안타까운 감정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세상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말합니다. e-모빌리티는 4차 산업혁명의 상징입니다. 영광군은 e-모빌리티 엑스포를 한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의욕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국제적 엑스포를 치러내겠다는 의욕을 높이 삽니다. 하지만 엑스포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영광의 모습에 안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엑스포를 치른 도시다운 모습으로 영광을 디자인해야 할 것입니다.

도시 디자인은 도시계획과 다릅니다. 도시 디자인이란 도시를 보기 좋게,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이 도시를 이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행위나 수단입니다. 도시계획과 건축의 한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영광만의 느낌을 갖춘 ‘참한 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본격 도입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영광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서가고자 한다면 ‘참한 도시’의 모습으로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디자인’의 성공으로 ‘참한 도시’를 만든다면 인구 감소로 인해 영고아군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공포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점포·은행·주택·도로 등 도시의 모든 요소들이 편리하다는 것은 살기 좋다는 말과 통합니다. 살기 좋은 곳에는 사람이 몰립니다. 유치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기업이 몰려옵니다. 문화예술인들도, 학생들도 몰려들 것입니다.

물론 급속한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영광은 그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e-모빌리티 엑스포를 치르겠다고 나선 과감한 결단력이면 눈앞의 반발을 이겨내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아직 국내에는 도시 디자인 전문 학자가 극히 적습니다. 물론 도시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 매우 부족합니다. 영광으로 영입해야 합니다. 지자체들의 살아남기 경쟁에 이기는 길입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 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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