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2015년 11월 야심차게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을 찾는 방문객이 해가 갈수록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걱정을 끼치고 있다. ACC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2017년 2년 사이에 어린이 전용 문화공간인 어린이문화원을 제외하곤 30% 이상 방문객이 감소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ACC의 이 같은 부실한 실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좀 특이한 것은 ACC를 찾는 방문객은 격감했지만 ACC 주변 광장이나 인근 공간을 찾는 이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러한 공간을 중심으로 축제나 행사들이 많았던 게 주요한 원인이겠지만, 광주라는 지역 공동체에서 그 공간들이 지닌 의미, 그리고 낮 익음 같은 요소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본다.

우리가 여기에서 착안할 수 있는 점은 우선 인위적인 보여주기의 한계이다. 특히 방문객을 유도해야 하는 문화관광적인 측면에서 인위적인 시도는 관심을 끌만한 끝없는 자기 변신이 없이는 지속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ACC의 부실한 성적을 몇 개월에서 몇 년에 이르는 장기 전시 탓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그런 의미에서 공감할만한 지적이다. ACC는 결국 이같은 인위적인 보여주기가 가져야 할 부단한 변신에 게을렀던 게 화를 자초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곧 생래적인 것, 이를테면 본디 가지고 있는 경관·풍속·역사와 같은 이야기 거리가 문화관광 활성화의 핵심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관점이다.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문화 관광도시는 모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시대 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활용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획기적인 인프라를 만들어 반짝 인파를 끌어들인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갈채를 받았던 스폐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라이프찌히 예술박물관 등은 벌써부터 쇠락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언제부턴가 전국의 지자체들이 차별화된 이벤트를 통해 지역을 브랜딩하고, 이를 통해 문화관광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가 본디 가지고 있는 맥락을 활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인위적인 보여주기를 늘 새롭게 해야 하다보니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들을 관조하며, 필자는 영광의‘4대 성지’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모두가 인정하고 공감할만한, 영광이 본디 지닌, 결코 가볍지 않은 정신사가 바탕에 깔린 인문 테마관광의 블루오션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활성화를 깊이 고민해 볼 시점이다.

▶박호재(朴琥載) 편집위원 약력

본적 : 전라남도 함평군 학교면 복천리 913

▶학력 및 전공

전남대학교 대학원 졸업/ 도시계획 전공/ 공학석사

전남대학교 졸업/ 건축공학과

▶연구참여 및 논문

무주택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정책 연구 (1990, 석사논문)

광주광역시 창조도시 전략연구단 위원 (2012. 1~2012. 12)/ 광주발전 미래 비전 및 전략마련을 위한 문화관광분과 연구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원 (2013. 02~2014. 01)/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연차별 실시계획 용역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원 (2014. 09~2014. 10)/ 아시아문화학회 추 계학술대회 운영 및 발표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원 (2014. 11~현)/ 화순군산업단지 재생사업 기본계획수립

(사)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2015. 03~현)

▶저술 및 수상

오월의 아픔을 통일의 환희로 (1989, 르뽀집, 동광출판사 刊)

다시 그 거리에 서면 (1990, 창작집, 인동출판사 刊)

눈뜨는 섬 (1993, 장편소설 풀빛출판사 刊)

마이더스의 손 (1994, 인물소설, 웅진출판사 刊)

윤상원 평전 (2007, 인물평전, 풀빛출판사 刊)

문화부 장관상 수상 (1998, 광주비엔날레 공로상)

김대중 평전-사랑해요 DJ (2009, 인물평전, 도서출판 이룸 刊)

복합문화시설과 콘텐츠 (2013, 공동집필, 전남대유라시아연구소 학술총서)

모두를 위한 예술 (2014, 전남대유라시아연구소 학술총서 3)

▶주요경력

(재)광주비엔날레 공공미술전 큐레이터 (1998)

광남일보 편집국장 (2002~2004)

전남매일 편집국장 (2004~2006)

광주전남 뉴시스 취재국장 (2006~2007)

광주북구청 '문화의 집' 운영위원장 (2005~2009)

(재)광주문화재단 문화정책실장 (2011. 01~2014. 02)

(재)광주문화재단 문화사업실장 (2014. 03~2014~12)

아시아경제신문 호남본부, 부사장 겸 편집인 (2016. 01~2017. 07)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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