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결과를 접한 청와대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20대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한 청와대 논평을 접하는 순간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받들겠다는 성찰을 기대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는 박근혜 정권과 박 대통령의 성적표입니다. 하지만 논평으로 미루어보면 청와대와는 전혀 관련이 없고 임기 말까지 하던 대로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박 정권 3년은 한마디로 ‘무능’ 그 자체였습니다. 정계·언론계·학계 모두 이구동성입니다. 그런데도 여소야대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도 모르는, 혹은 모른 체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달라지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국회 탓만 하면서 3년을 허송세월 했습니다. 여대야소 정국에서도 허송세월한 정권이 야대여소 정국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달라지지 않는 청와대는 국정운영의 중심이 아니라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는 중심이 될 것 같습니다.

어찌 눈앞이 캄캄해지지 않겠습니까. 제가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즐거운 상상이지요. 즉각 국민의 야당과 대통령에 대한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날이 밝기가 무섭게 3당 대표 회담을 제의합니다. 14일 오후에 이루어진 긴급 회담에서 3당 연정을 제안합니다. 물론 새누리당 탈당을 전제하고요.

회담이 끝난 직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3년간의 무능과 ‘국회탓’을 사과합니다. 국회의원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한 것과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일련의 행동에 대해서도요. 등을 돌린 국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국가적으로 이익일까요, 손해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레임덕에 빠져 허우적대다 임기를 마치고 역사상 최악의 정권으로 추락하는 치욕은 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걱정입니다. 국정의 중심에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할 세 정당 모두 집안 정돈부터 나서야 할 형편입니다. 무능과 고집이 버릇 들여진 청와대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고요. 7월까지는 전당대회 등을 하느라 국정 돌볼 겨를이 없고, 그 뒤로는 국정보다 대선에 대비하느라 바빠질 것 같습니다. 번쩍 하고 해가 넘어가면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들어섭니다. 시골 언론인의 쓸데없는 걱정이길 바랄 뿐입니다. 나라 안에서 내로라는 분들이니 묘수를 내서 나라를 구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