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영광중학교 교장

이 세상에선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능력이 뛰어나며 부유해도 더불어 살아가야만 한다. 어떤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한 부족의 아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했다. 근처의 나무에 먹을 것을 매달아 놓고 먼저 도착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게임이었다. 아이들은 각자 뛰어가지 않고 모두 손을 잡고 가서 함께 나누어 먹었다. 그 학자가 1명이 먼저 가면 다 차지할 수 있는데 왜 함께 뛰어 갔느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우분트!”라고 외치며 “다른 사람들이 모두 슬퍼하는데, 한 명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고 말했단다. ‘우분트(UBUNTU)’는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뜻이다.

그럼 우리 얘들이 미래에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떤 교육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 얘들이 살아갈 미래는 세계화, 다문화, 지구촌 시대로 지금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 질 전망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얘들에게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라면 너와 내가 ‘더불어 사는 품성’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의 최우선 과제이다. 얘들에게 역지사지(易地思之) 체험교육으로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처해 있는 입장에 따라 시각과 관점이 다르며, 똑같은 현상에도 이념, 세대, 계층, 빈부, 노사, 종교, 사는 지역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단 몇 시간만이라도 남의 입장에 서보는 체험기회가 필요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해보는 농촌체험, 눈을 안대로 가리고 생활해 보는 장애체험, 다문화 친구의 어려움을 함께 겪어보는 다문화체험 등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배려와 나눔의 교육’이 필요하다. 너와 내가 더불어 살아가는 품성은 ‘배려하고 나누는 삶’ 속에서 길러질 수 있다. 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초에 불을 붙여도 처음 촛불의 밝기는 약해지지 않는다. 비록 배려와 나눔의 과정에서 어려움에 마주친다고 해도 결국은 그 행위는 행복으로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남을 배려하고 고통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체험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소통과 공감의 교육’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소통과 공감이다. 소통과 공감은 서로 다른 너와 내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에서 벗어나, 나와 다른 사람에게도 친밀감을 느끼는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정신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양극화, 정치의 양보 없는 대치상황, 노사갈등, 이념대립, 빈부격차 등 최근 우리 사회의 복잡한 현상에서 너와 내가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은 가장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 사회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 배려와 나눔, 소통과 공감의 체험교육을 통해 더불어 사는 품성을 길러주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이용우 영광중학교 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