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미혼여성이 남성에게 의지해 안정되고 타인으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는 의존심리상태를 말한다. 자신의 능력이나 힘으로 성공할 수 없는 여성이 동화속의 신데렐라처럼 갑자기 자기를 인생에 큰 변화시켜줄 남성을 기다리는 심리적 기대를 표현한 말이다.

이런 여성들은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백마 탄 왕자님이 갑자기 나타나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들어주고 변화시켜줄 것을 기대한다. 즉 남자를 만나 신분상승을 통해 찬란한 행복을 꿈꾸며 이 남자를 통해 자기 인생을 보호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것에 대한 특징을 보면 의존성, 두려움, 열등감등이 있으며, 특히 결혼에 대한 경제적, 정서적인 집착과 자신의 일에 대한 회의감이나 공포심도 동반한다.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진 여성들을 보면 대부분 어렸을 때는 부모에게, 성인이 되어서는 애인 또는 남편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하나의 증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꿈과 현실사이에서 갈등하는 심리가 깊어지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말의 출현은 미국의 여성 심리학자 콜레트 다울링(Colette Dowling 1938~)이 1982년에 자신의 저서를 펴내면서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용어를 제목으로 쓰면서 처음 사용하였다. 그가 이 작품을 통해 여성들에게 자존감을 세우며 자립을 촉구한 여성들의 의식 개혁을 위한 지침서로서 유명해진 작품에서 유래된 용어다.

그에 앞서서 캐나다의 심리학자겸 의사인 피터 르윈(Peter K Lewin)이 1976년 ‘신데렐라 증후군(Cinderella syndrome)’이란 말을 사용했으나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동화에 나오는 신데렐라는 계모에게 학대받던 여자아이가 커서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서양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콩쥐 팥쥐처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롯(Charles Perrault, 1628~1703)이 1697년에 구전이나 민담의 옛 이야기를 모아서 책으로 출판한 것이다.

영어로 신데렐라는 재를 뒤집어 쓰다는 뜻으로 계모에게 핍박을 받으며 항상 부엌에서 까만 재에 시달린다고 붙여진 별명이 이름이 되었다. 착하고 예쁜 신데렐라는 신분상으로는 귀족의 외동딸이었지만 새엄마의 학대와 그가 데리고 온 이복 두 언니들의 심술 때문에 종으로 부리던 하녀만도 못한 혹독한 세월을 보낸다.

세월이 흘러 신데렐라도 성숙함이 드러날 때 요정의 도움으로 무도회에 나가 뜻밖에도 당시의 왕자를 만나게 된다. 우연이었는지 필연이었는지 무도장에 남겨놓고 떠난 유리구두가 왕자와의 재 연결이 되는 끈이 된다. 왕자는 구두주인인 신데렐라를 만나 사랑이 싹트게 되고 결국은 자신의 아내로 삼는다.

외적인 아름다움도 좋았지만 왕자가 더욱 좋아했던 것은 그녀의 착한 마음씨였다. 그런 혹독함 속에서도 착한 성품을 잃지 않고 살아온 것이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것이라는 것을 던져 주는 교훈이 담겨있다. 착한여자 신데렐라와 비슷한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0여종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콩쥐팥쥐 이야기도 있는데 중국이나 베트남에도 대동소이한 이야기들이 있다.

이 이야기를 기초로 영국에서는 이른바 신데렐라법이 만들어졌는데, 이법은 자녀들에게 신체적 성적 학대뿐 아니라 신데렐라를 구박하는 계모처럼 일부러 아동을 무시하고 아동의 정서를 저해하는 행동을 하는 부모를 처벌하는 법이다. 아이가 가정폭력을 지켜보도록 하거나 모욕적인 처벌을 하는 것도 금지 대상이다.

학대의 경중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 10년의 징역형까지 가능하다. 그동안에는 신체적 성적학대로 건강상 문제가 발생 했을 때만 공권력으로 제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법과는 조금 다르지만 심야시간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규제하는 ‘셧다운제’(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시간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를 별칭으로 ‘신데렐라 법’이라고 말하는데 밤 12시가 되면 접속이 차단되기에 신데렐라 동화에서 빗대서 신데렐라 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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