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포 곡우사리 굴비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이제 첫걸음을 떼는 축제로서는 나무랄 데 없을 정도였다고 평가한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무대 장치와 행사 진행 요원을 제외한 대부분을 법성 청·장년들이 기획하고 준비 했다는 점이다. 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지역민 스스로가 지역 발전에 전향적으로 나섰다는 점과 작은 경비로 큰 효과를 거둔 것이다.

지방자치 이후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많은 축제를 양산했다. 지자체들은 모두 ‘성공’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축제들은 ‘그들만의 축제’가 되는 바람에 투자 효과보다는 예산 부담만 안기고 있는 현실이다. 단체장 선고용이라는 혹평을 받는 축제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영광군의 일부 축제도 ‘축제를 위한 축제’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굴비축제는 법성포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민 화합, 굴비산업의 지속적 유지·발전이라는 절실한 필요성 때문에 태어났다. 따라서 이 축제의 성패는 곧 법성포의 발전이냐 쇠퇴냐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법성포 곡우사리 굴비축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늦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고 했다. 이미 다른 지역에 굴비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내주었다. 중국산 굴비 시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어획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조기 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굴비 산업이 위기라는 징후다. 굴비 산업의 쇠퇴는 법성포의 쇠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굴비산업 발전에 지역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영광군은 굴비산업의 유지·발전을 위해 굴비 특구 지정을 받고 특품사업단도 가동하고 있다. 그런데도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태어난 굴비축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굴비산업의 중흥 카드로서의 역할을 주문하는 것이다. 굴비 마케팅이 축제의 목적이어야 한다. 왜 법성포 굴비이어야 하며 최고의 반찬으로서 선택해야 하는가를 널리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이 감추어진, 더 이상 즐거울 수 없는 축제를 주문하는 바다.

덧붙여 지역상인들의 의식 변화를 촉구하는 바다. 혼자서 아무리 많은 매출을 올려도 법성포 굴비산업이 쇠퇴하면 같은 운명을 맞게 된다. 법성포 굴비의 브랜드화와 마케팅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먹자는 방관자적 자세는 굴비산업은 물론 법성포를 쇠락의 길로 몰아넣는 첩경이라는 경고다.

굴비산업이 영광군의 대표 산업업인 만큼 영광군도 굴비축제를 ‘또 하나의 지역 축제’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약간의 예산 지원에 그치지 말고 부족한 ‘무엇’을 찾고 스토리가 있는 축제로 발전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세계인의 밥상에 굴비를 올릴 방안은 없는가도 고민해야 한다. 법성포 곡우사리굴비축제가 명품이 되면 영광의 굴비산업도 명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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