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가 천하지대본일 때 농사를 짓기 위해 돌아가는 귀농정책은 국가의 주요 정무였다. 씨앗을 뿌려야하는 봄철에서 수확하는 가을에 이르기까지는 백성들이 농업에 전념토록하기 위해 갖가지 제도를 운영했다.

파종기에는 토목공사등에 의해 농사가 방해되는 것을 법으로 엄금하였고, 국토를 지키는 군역의 의무보다도 귀농정책은 앞서있었다. 태종실록에 보면 왜적을 지키기 위해 경기도 각 지역 포구에 주둔 중이던 선군을 농사철이 되자 귀농케 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심지어는 ‘귀농정송’이라 하여 소송기간이 농사철과 겹치게 되면 당사자간의 조정에 의해 소송을 정지시키는 제도도 운영됐다.

생계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이러한 귀농은 요즘에 이르러서는 일종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생존형 귀농보다는 전원생활을 찾는 엘리트 귀농이 많아지고 있는 게 그 증좌다. 가치를 좇는 귀농문화라 볼 수 있다.

전원이라는 생태환경을 찾는 귀농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편의성과 실리성이 없는 귀농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수가 갈수록 줄어가는 지자체들 입장에서 도시인들의 귀농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들의 귀농이 지속적인 정주로 이어지지 못하면 오히려 농촌공동체의 활력을 훼손하는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영광군이 지난 20일부터 귀농귀촌을 위한 영농기술교육을 시작했다. 농업기술센터에 신청만하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한다. 영광을 새로운 생활의 터로 선택한 귀농인들이 꿈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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