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추위를 알리는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은 마법사 입니다. 첫사랑과 옛 친구를 소환합니다. 꽃을 사는 남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남자들의 쇼핑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남자들의 무심했던 가슴을 다시 데워주는 첫눈의 마법이지요. “다 늙어서 무슨” 하지 마십시오. 신노심불로(身老心不老)라지 않습니까. 몸이 늙는다고 마음마저 늙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늙으면 몸은 더 늙어갑니다. 마음먹고 청춘을 소환해 누리시기 바랍니다. 아마 당분간 몸도 마음도 훨씬 가벼우실 것입니다.

해마다 눈이 내리면 떠오르는 모습이 있습니다. 무릎을 넘는 눈이 내린 읍내 사거리 풍경과 눈썹과 수염에 온통 고드름을 달고 들어서시는 아버님 모습입니다. 눈에 차가 막혀 문장에서 내려 밀재를 걸어 넘어 오신 것이지요. 그 사거리와 그 시절의 아버님은 늘 눈과 함께 제 가슴에 자리합니다. 그리고 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깁니다. 오늘에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땐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소원이 없었지요. 그래도 젊은이는 어른을 어렵게 대하고 어른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했습니다. 이웃 간엔 시쳇말로 숟가락이 몇 개 인가 까지 알고 지냈습니다. 일도 품앗이 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했고요. 특히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어른이 하시는 말씀은 법보다 무겁게 여겼습니다. 형들이 담배를 피우다 어른 앞을 지날 때면 황급히 담배를 숨기느라 당황하는 모습도 많이 봤습니다. 배고팠으나 영혼만은 맑았던 세월이었습니다.

오늘처럼 첫눈이 오는 날에도 치열한 권력과 돈을 다투는 사람들의 추악한 모습만 신문과 방송에 어른거립니다. 대지를 하얗게 덮은 깨끗한 모습 따윈 안중에도 없는 듯합니다. 모두가 우러르는 국회의원과 장관을 비롯한 공직자들, 사실상 권력을 쥔 청와대 사람들, 상상할 수 없는 만큼의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첫눈의 마법도 효과가 없나 봅니다. 그들에게서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애타게 기다리던 ‘광주형 일자리’는 왜 그렇게 반대를 할까요. 반대 하는 민주노총은 원래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던 노동자들의 단체입니다. 그 시절 국민들은 그들에게 우호적이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그들을 일컬어 ‘귀족노조’라고 합니다. 그만큼 소득도, 사회적 지위도 남부럽잖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일자리 없는 청년들을 위해 낮은 임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데 왜 반대합니까? 왜 파업까지 합니까?

이제 그들에게서 노동자의 모습보다는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 적폐세력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그들은 평범한 시민들의 박수로 자랐습니다. 그들이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데 반대한다면 시민들의 박수는 비난의 화살로 바뀔 것입니다. 아니, 바뀌어야 합니다. 정의로운 대중의 힘으로 그들을 막아야 합니다. 오만한 노동자는 배부른 돼지와 다르지 않습니다. 제발 오만한 모습은 보이지 않아주길 간절히 기원 합니다. 첫눈의 마법이 민노총에 통하기를….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 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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