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학문을 올바르게 펴지 못하고 세상에 아첨해가며 기회주의자처럼 출세하려는 태도나 행동을 말한다. 중국 전한시대에 원고생(轅固生)은 제나라 출신으로 학문에 밝은 학자였다. 특히 시경에 대해서는 당시 최고의 학자로 추앙 받았다. 성격도 강직하여 누구에게든지 직언으로 간하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어느 날 노자의 글을 좋아하던 두태후(경제의 어머니)가 원고생을 불러 노자(老子)의 글에 대해 문의하자 “그것은 하인들의 말에 불과합니다.” 노자의 글을 좋아했던 두태후는 화를 참지 못하고 원고생에게 날카로운 병기를 주며 돼지를 찔러 죽이도록 했다. 원고생이 단칼에 돼지의 심장을 찔러 죽이자, 태후는 아무 말 없이 더 이상 죄를 논하지 않았다. 얼마 후 경제는 원고생을 청렴한 학자로 인정하고 청하왕의 태부로 발탁했다.

세월이지나 원고생은 병으로 인해 벼슬을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 그 후 금상이 즉위하자 다시 현명한 선비라고 다시 불렀으나, 아첨하는 선비들이 그를 헐뜯으며 원고생이 늙었다고 말했으므로 황제는 그를 다시 돌려보냈다. 당시 원고생은 아흔이 넘은 노인이었다. 원고생이 부름을 받았을 때 설(薛)사람 공손홍(公孫弘)도 역시 부름을 받았는데, 못마땅한 눈으로 원고생을 바라보곤 했다.

그럴 때 마다 원고생은 공손홍에게 말하기를 “공손자여, 힘써 학문을 바르게 하여 세상에 옳은 말을 하고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이때부터 제나라에서는 시경을 논하는 사람들은 모두 원고생을 스승으로 삼아 그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했다. 시경으로 귀하게 된 사람들은 모두가 원고생의 제자들이었다. 옳고 바른 일을 위해서는 어떤 외부 압력에도 무릎 꿇지 않고 권력을 두려워하거나 부귀를 탐낼 줄 모르는 인품과 지조에 감복한 경제는 원고생을 나라의 삼공 가운데 하나인 청하왕의 태부로 승진 시켰다.

그러나 원고생은 90이 된 노령의 몸으로 기력이 쇠하고 이제는 사퇴 하겠다고 했으나 황제는 놓아주지 않았다. 원고생은 병으로 죽을 때 까지 황제 곁에 있었다. 사람들은 혈기 왕성했을 때와 나이가 들었을 때에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젊은 날에는 정의를 위하여 외치다가 나이가 점점 들어감에 따라 자기 위주로 해석하고 아전인수 격으로 세상을 보는 경우가 많다. 밖에서는 비판만 하던 사람도 막상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면 같은 사람이 된다. 이때 같이 일했던 사람이 들어가더니 곡학아세한다고 지적하면 지기 의지와 경륜을 펼쳐 세상을 바로잡기위한 일이라고 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시킨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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