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겨 놓는다는 말로 남 보기에 미련한 것같이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몰두하여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열자> 탕문편 에 나오는 이야기다. 태행과 왕옥의 두 산은 사방 넓이가 칠백 리 나 되고 높이가 만 길이나 되는데 원래 기주(冀州:하북성) 남쪽, 하양(河陽:하남성) 북쪽에 있었다.

그런데 북산(北山)의 우공이란 사람이 나이는 벌써 아흔이 가까운데, 이 두 산을 앞에 놓고 살고 있었기 때문에 산 북쪽이 길을 막고 있어 드나들 때마다 멀리 돌아서 다녀야 했다. 영감은 그것이 몹시 불편하게 생각되어 하루는 가족들을 모아 놓고 상의를 했다.

“나는 너희들과 함께 힘을 다해 높은 산을 평평하게 만들고 예주(豫州:하남성)남쪽으로 길을 내 한수 남쪽으로 갈 수 있게 할까 하는데, 너희들 생각을 어떠냐?”

모두가 찬성 했다. “발해 구석이나 은토 북쪽에라도 버리면 되겠지요 뭐.”

모두 이렇게 우공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래서 우공은 아들 손자들을 거느리고 산을 허물기 시작했다. 돌을 깨고 흙을 파서 삼태기와 거적에 담아 발해로 운반했다. 우공의 이웃에 사는 경성(京城)씨 집 과부(寡婦)에게 이제 겨우 7·8세 밖에 안되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이 아이가 또 열심히 우공의 산 파는 일을 도왔다. 그러나 하곡(河曲)에 있는 지수(智叟)란 영감이 이 광경을 보고 웃으며 이렇게 말렸다.

“이사람아, 어쩌면 그렇게도 어리석은가, 다 죽어 가는 자네 힘으로는 풀 한 포기도 제대로 뜯지 못할 터인데, 그 흙과 돌을 어떻게 할 작정인가?”

그러자 우공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그 좁은 소견(所見)에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네. 자넨 저 과부(寡婦)의 어린아이 지혜(智慧)만도 못하지 않은가. 내가 죽더라고 자식이 있지 않은가. 그 자식에 손자가 또 생기고, 그 손자에 또 자식이 생기지 않겠는가. 이렇게 사람은 자자손손(子子孫孫) 대를 이어 한이 없지만, 산은 불어나는 일이 없지 않은가. 그러니 언젠가는 평평(平平)해질 날이 있지 않겠나?”

지수는 말문이 막혀 잠자코 있었다. 두 손에 뱀을 들고 있다는 산신령(山神靈)이 이 말을 듣자, 산을 허무는 인간의 노력이 끝없이 계속될까 겁이 났다. 그래서 옥황상제(玉皇上帝)에게 이를 말려 주도록 호소(呼訴)했다. 그러나 옥황상제는 우공의 정성에 감동(感動)하여 힘이 세기로 유명한 과아(夸娥)씨의 아들을 시켜 두 산을 들어 옮겨, 하나는 삭동(朔東)에 두고 하나는 옹남(壅南)에 두게 했다.

이리하여 기주 남쪽에는 한수 남쪽에 이르기까지는 산이 없게 되었다. 여기에서 사람이란 꾸준히 노력하면 산과 바다라도 옮길 수 있다는 게 그 중요한 뜻이다. 말하자면 우공은 정말로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며 지혜 있는 영감은 정말로 지혜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도(道)를 터득(攄得)하려는 자는 이런 정도의 정성은 있어야 성과를 거둘수 있다는 우직(愚直)함을 말하는 것으로 본다.    <이경일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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