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마트와 영광읍 도동리 홈마트가 아직도 옥시 제품을 팔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옥시는 유럽 등에서는 금지된 살균제 원료가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한국에 팔아 140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갔거나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만들었다. 기업 윤리 이전에 생명 윤리를 저버린 파렴치한 기업으로 이미 낙인이 찍혔다. 피해자 가족모임과 환경운동연합·소비자단체 등 37개 시민단체가 이에 분노, 불매운동과 함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옥시의 이익을 위해 피해 정도를 허위로 작성한 서울대 교수도 구속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대단히 크다.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사건이 진행 중인데도 영광의 대표적인 대형 마트들이 아직도 옥시 제품을 팔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넘어 분노를 금치 못한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공공성이 강한 농협이 운영하는 마트가 파렴치한 살인 기업의 이익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은 국민의 생명이 어떻게 되든 이익만 남기면 된다는 것인가 묻고 싶다.

이들 마트, 특히 농협마트가 옥시 제품을 아직도 진열해 놓고 파는 행위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군민은 물론 전 국민의 분노를 사 마땅하다. 농협은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다. 공익에 위배되는 모든 행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 형태는 공기업이 아니라지만 사실상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국민적 정서다. 사람을 살리는 식품을 생산하는 농민 조합원이 주인인 농협이 인명 살상의 위험이 입증된 원료로 만든 제품을 건강에 좋다고 속여 판 기업의 제품을 파는 것은 어떤 아이유로도 용서 받을 수 없다. 용서해서도 안 된다.

옥시는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살인 제품을 만들지도, 팔지도 않았다. 그런 제품을 한국에서 팔았다는 사실은 이 나라가 얼마나 생명을 경시하는 나라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생명에 무관심하다 해도 농민이 주인인 농협만은 생명을 중시해야 한다. 생명 중시가 농협의 존재 이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에 대한 작은 위협이라도 농협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는 조직이다.

경영 수익에만 급급하는 농협이라면 당장에라도 퇴출 시켜야 마땅하다. 권력의 무관심 속에 국민이 죽어간 것도 분노를 삭이기 어렵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당연히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해야 옳다. 정부가 판매금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으니 시민단체가 들고 나섰다. 영광농협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니 당연히 군민이 나서야 한다. 그리고 농협의 잘못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생명보다 돈을 가까이 한 농협과 농협 마트 존재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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