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부터 일요일 까지 4일 까지 연휴였다. 3일간은 법정 공휴일이니 당연한 것이지만 금요일은 정부가 ‘선심’을 쓴 덕분이다. ‘황금연휴’라고 온 나라가 법석 댔다. 고속도로가 명절만큼이나 붐볐다. 아이들도 챙기고 어른들도 챙기느라 바빴다. 돈도 적잖이 썼을 게다. 그래도 즐겁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오랜만에 사회 분위기도 여유롭게 느껴졌다. 딱 하루를 배려한 정부 조치가 나라를 바꿔 놓은 것 같지 않은가?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진 새누리당 정권 8년여 동안에 나라 분위기가 이처럼 평온했던 기억이 없다. 천안함이 폭침 되고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졌다. 금강산과 개성 공단의 문이 닫혔다. 4대강과 자원외교 하느라 복지가 축소됐다. 국정원이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세월호가 침몰 했다. 대통령이 총선을 좌지우지 했다. 결국 망했지만. 한 일이 없다. 국익에 보탬이 안 되는 말과 푸념 밖에 기억되지 않는다. 지난 6일 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선포한 일 외에는.

그 결과 나라는 많이 바뀌었다. 열렸던 남북의 문은 더욱 굳게 닫혔다. 자기 소속 당 대표를 죽여야 한다고 한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는 나라가 됐다. 백성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기 어렵게 됐다. 조선과 해운·철강 산업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청년들은 ‘헬 조선’이라며 나라를 원망한다. ‘옥시’를 통해 독을 국민의 폐에 주입하는 흡입시키는 나라가 됐다. 몰랐다고? 유럽은 아는데 대한민국은 모른다고? 그 물질을 처음 만든 나라가 대한민국인데? 웃긴다.

민심이 흉흉하면 민란이 난다고 역사는 말한다.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역시 민란이 났다. ‘헬 조선’을 원망하던 20·30세대가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가 ‘헬 조선’을 만든 여당을 추락 시킨 것이다. 현대판 민란이다. 그들의 불만은 돈에 있지 않다. 불평등 때문에 고통 받는다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은 많은데 나아질 기미는 없다. 인구 감소가 문제라고 하면서도 결혼하고 출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는 게으른 정치와 정권을 표로 심판 했다.

왕조 시대에도 ‘금수저’가 ‘흙수저’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것은 용서 받지 못했다. 그런데 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은 너무 오랫동안 ‘흙수저’를 조롱하고 무시했다. ‘흙수저’의 고통과 불만을 줄여줄 정치도, 정책도 내놓지 못했다. 국가는 국민이 받는 고통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해결 방법을 내놔야 한다. 대한민국은 그러나 고통의 근원이 무엇인가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해결방안이 나올 리 없다.

실은 간단한 문제다. 정치의 목적이 무엇인가만 알아도 국민이 받고 있는 고통의 근원은 알 수 있다. 정치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 행복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유린당하지 않는 나라, 사회안전망이 확충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국민 행복의 시작이다. 그런데 지난 8년간 정권의 기조는 독재정권의 그것과 매우 닮았다. 안보와 경제만 내세우는 것이다. 전혀 진화하지 못한 행태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배고프지 않다. 행복을 바란다. 부자가 되고 권력 갖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빈부격차가 심하지 않길 바란다. 권력의 횡포가 없길 바라는 정도다. 그런데 부자 위주 정책뿐이다. 권력의 횡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대통령인지 왕인지, 단체장인지 황제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사회안전망을 갖추겠다고 했다. 세월호 이후에도 무너지고, 불나고, 세 모녀가 자살하고, 독을 마시게 하고….

20대 총선 결과는 국민의 경고다. 하지만 정치권이 국민의 행복에 전념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 정당마다 새로운 질서를 만드느라 바쁘다. 질서가 잡히면 대선 준비하느라 국민 행복은 염두에 없는 세월을 보낼 것이고…. 기대할만 한 대통령 후보도 보이지 않고….

국민의 존엄성이 유린당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 사람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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