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편리하고, 빠르고, 쉬운 길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삶은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모든 일이 편리해집니다. 그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입니다. 그 ‘속도’가 우리를 많이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생활이, 우리 자신이 얼마나 빨리 변화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할 정도로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세상은 또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강요합니다.

뒤돌아보면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변화가 가장 실감 나는 때가 명절과 제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설과 추석은 늘 우리를 새롭게 하고 즐거움을 선사 했습니다. 닥치는 대로 앞만 보고 살아가다가도 명절이면 옆도 보고 뒤도 돌아봤습니다. 평상시 미처 마음 쓰지 못한 사람은 없는지 챙겼습니다. 서운한 사람 없이 달걀 한 꾸러미라도 챙겨야 마음이 편하다고들 했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했지만 넉넉한 마음을 나눈 세월이었습니다.

제사는 조상을 모시는 날이지만 집안 단속을 하는 기능을 했습니다. 흐트러진 집안의 질서를 바로잡고 화목을 다지는 계기가 됐지요. 뿌리가 튼튼한 가문을 만드는 기둥 역할이지요. 산업화와 함께 명절과 제사의 의미와 기능은 약화됐습니다. 해외에서 제사를 지내는 후손들이 적잖을 정도가 됐습니다. 명절 때 자식들 집으로 가는 역귀성 부모들도 갈수록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우리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산업화는 물질만능과 이기적 풍조를 심화시켰습니다. 가족 해체를 불렀습니다. 결혼 하면 부모와 남이 되는 아들들,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사촌들, 할아버지 묘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손자들…. 그들이 얼마나 잘 살고 얼마나 출세를 할까요? 뿌리가 튼튼해야 합니다. 아무리 화사한 꽃을 피우고 달콤한 열매를 맺어도 뿌리에 상처가 나면 더 이상 화사한 꽃도, 달콤한 열매도 없습니다.

설이 코앞입니다. 자식들에게 “너 편한 대로 하라”고 말씀하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자식일수록 엄하게 기르라고 했습니다. 올 설부터라도 버릇을 다잡으십시오. 자식들 편하게 해주겠다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법도’를 모르는 자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뿌리가 약한, 세월이 가면 뿌리도 모르는 자식이 되고 맙니다. 미풍양속은 지켜야 합니다. 반만 년 역사를 이어온 민족의 정기를 지키는 길과도 통합니다.

‘용비어천가’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으면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노래합니다. 명절에 귀성하면서 겪는 불편은 후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귀성 길은 불편하고 마지못해 가는 길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뿌리를 튼실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즐겁고 아름답던 명절 세시풍속도 흔적이 희미합니다. 전통과 문화는 보존할수록 빛이 납니다. 사회운동으로 번질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前 전남매일신문 기자

前 중앙일보 기자

前 무등일보 경제부장

前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前 광남일보 논설위원

前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前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前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前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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