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룡 해룡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공부를 좀 한다는 중학생과 부모들에게 고교 선택의 기준을 물으면 다양한 대답이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은 답은 ‘관리’를 잘 해주는 학교였다. 이는 우연하게도 최근에 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스카이 캐슬’ 신드롬이 생각나는 답이기도 하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거대하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지금과 다르다.” 등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답의 시비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쩌면 이와 같은 상황을 머리로 알 거나 이해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기 자신(자식)을 타인의 손에 맡겨 철저한 관리가 성공을 보장한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한다. 더욱 386이나 486으로 불리는 베이비붐 세대나 그 부모 세대가 경험한 전형적인 성공패러다임은 통제와 관리였다. 그래서 어쩌면 그때는 ‘사랑의 매’로 불리는 체벌은 묵인됐다. 학부모들은 자식에 대한 교사의 관심으로 생각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세상은 정말 변했다. 부모 세대의 학교는 교실마다 가득 채워진 친구들로 항상 콩나물시루 같았다. 당연히 치열한 ‘경쟁’의 가치를 심어놓았고 이 가치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학교는 특별한 곳을 제외하고는 부모세대의 3분의 1 정도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 공익광고에서 외치는 것처럼 지금은 혼자 빨리 가는 시대에서 함께 멀리 가야 하는 세대로의 세기적인 전환이 이루어졌다.

그러면 이런 변화에서 우리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아이들을 키우고 이해해야 할까? 정부수립 이후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중점적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개념과 기능을 실생활의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자기관리역량, 공동체역량, 의사소통역량, 심미적 감성역량, 창의적 사고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등 6가지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관리’는 그럼 ‘자기관리역량’의 ‘관리’일까? 2015 교육과정 총론에서 자기관리능력을 ‘분명한 자기 정체성과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는 자기 자신(자식)을 타율적으로 관리 잘 해주는 학교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자기관리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 학교 환경과 프로그램이 필수적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학교 변화와 더불어 교사 수업방법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순서다. 단순한 지식전달자로서 역할에서 상황에 맞게 교육과정을 재설계하고 아이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이며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대변화에 맞게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꿈과 희망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합한 환경과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미래의 주인공으로 담당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승룡 해룡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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