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옥시를 비롯한 관련 제품 제조회사의 모든 제품은 물론, 판매한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불매운동에 시민·사회단체가 나섰다. 환경·소비자·여성 관련 단체들이 중심이 된 불매운동은 서울에서, 충청도에서, 전라북도에서, 광주에서 나섰다. 급기야 영광에서도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불매운동에 나선 단체들은 관련 회사와 보건복지부와 검찰 등 관련 기관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배상까지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영광군내 10개 여성단체는 18일 옥시 불매운동에 나서면서 옥시사태를 ‘안방의 세월호 사태’로 규정했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은 세월호 사선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옥시사태는 세월호 보다 훨씬 무겁고 크게 다가설 수도 있다. 출산과 육아와 직접 관련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옥시 관련 불매운동과 진상 규명은 어물쩍 쉽게 넘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불매운동과 진상 규명, 배상, 책임자 처벌 요구는 시민·사회단체를 넘어 국민 모두의 요구다. 그 중심에 이들 단체가 있을 뿐이다. 전 국민적 요구가 있는 만큼 당연히 정부와 정치권이 이에 앞장서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의 가장 큰 일이요 의무는 국민의 안전이다. 그 안전을 지키는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무너진 상태라는 사실을 보여준 ‘옥시 사태’야 말로 정부와 정치권이 만사를 제쳐놓고 해결해야 마땅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만사를 제쳐놓고 나서야 할 당위성이다.

정작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정부와 검찰, 학계는 국민의 요구에 그다지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대중 정부 운운 하면서 책임 떠넘기기기에 급급한 모습만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도 그들 당내 문제에 매달려 적극적 해결 의지를 보지 않고 있다. ‘협치’ 운운 하면서도 정쟁만 되풀이 하는 정부와 정치권이 한심하다. 과거 모든 ‘사태’들의 해결은 ‘시간’이었다. 그들은 또다시 ‘시간’에 해결을 맡기고 있는 자세다.

옥시 사태는 결코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어물쩍 넘어가도 안 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국가적 환경을 만들 때까지 옥시 사태는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영광 여성단체들도 주부들이 불편하드라도 관련 제품 판매업소 까지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나섰다.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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