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교수신문에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로 선정(選定)된 말이다. 사마천의 <사기> 진시황(秦始皇) 본기(本紀)에 나오는 이야기다. 진(秦)나라 시황제 37년 7월(B,C 210년) 시황제는 순행(巡行)도중 사구(沙丘)에서 사망하게 된다. 죽음을 예감(豫感)한 시황제는 만리장성(萬里長城) 축조(築造)에 가 있는 장남 부소(扶蘇)를 급히 서울로 불러올려 장례식(葬禮式)을 치르라는 조서(詔書)를 남겼다. 그러나 옆에 있던 환관(宦官) 조고(趙高)는 순행을 따라온 후궁(後宮) 소생(所生) 호해(胡亥)를 설득하고 승상(丞相) 이사(李斯)를 협박하여 황제의 죽음을 비밀에 붙이고 서울 함양(咸陽)에 돌아오자 거짓조서를 발표하여 부소를 죽이고 호해를 황제자리에 앉힌다.

내시 조고의 무서운 음모(陰謀)였다. 이것이 2세 황제다. 이때부터 조고는 실권(實權)을 잡게 된다. 허수아비 호해는 “짐(朕)은 천하의 모든 쾌락(快樂)을 다하면서 일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최고 지도자로는 조금 부족한 사람이었다. 조고는 호해의 이러한 말에 흡족(洽足)한 미소(微笑)를 지으며 “참으로 훌륭한 말씀입니다. 그러려면 법을 엄(嚴)하게 하고 형벌(刑罰)을 가혹(苛酷)하게 하여 법의 무서움을 알게 하고 다음으로 선왕 이래의 구신(舊臣)을 모두제거하고 폐하의 마음에 드는 새로운 사람을 등용(登用)하면 그들은 폐하(陛下)를 위하여 모든 역량을 다해 정치에 힘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폐하께서는 마음 놓고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망(亡)할 조짐(兆朕)이 보이는 그 임금에 그 신하였다. 그 후 조고는 라이벌이라 여겼던 승상 이사 등 충성스런 선제(先帝)이래의 신하들을 살육하고 승상자리에 올랐다. 거칠 것 없이 승승장구(乘勝長驅)한 조고는 드디어 황제 호해를 폐위(廢位)하고 황제자리에 오르려고 대신(大臣)들을 시험(試驗)해본다.

하루는 큰 사슴 한 마리를 끌고 들어와 “전하 오늘은 말을 한 마리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자 2세 황제는 “승상 내가보기에는 사슴인데 승상께서 실수(失手)한 것 같습니다”. 다시 조고는 “아닙니다. 이것은 말입니다”. 황제는 좌우(左右)에 있는 신하들에게 물었다. 어떤 이는 잠자코 있고 어떤 사람은 조고의 편을 들어 말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정직(正直)하게 사슴이라고 한사람도 있었다. 그 후 조고는 사슴이라고 했던 사람들을 모두기억(記憶) 해두었다가 모조리 엉뚱한 죄를 뒤집어 씌워 죽였다.

신하들은 조고가 무서워 그가 하는 일에는 잘못된 일이 있을지라도 바른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때는 온천하가 들끓어 위태(危殆)로운 지경(地境)이었다. 조고는 2세 황제 호해를 더는 속일 수 없게 되자, 그를 죽이고 부소의 아들 자영(子瓔)을 황제자리에 앉혀다. 일개 환관으로서 모든 권력(權力)을 누렸으나 결국 자영에게 죽고 만다. 불에 싸인 집안에서 권력다툼을 하는 소인(小人)의 좁은 생각은 그것이 남을 해칠 뿐만 아니라 나라와 특히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해치는 것인 줄을 알 리가 없었다. 이래서 억지소리로 남을 몰아세우는 것을 지록위마 라고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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