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東洋人)이면 이 말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 일 것이다. 중국 후한(後漢) 말기(末期) 나라가 쇠퇴(衰退)해갈 때 각 지역 에서 맹주들이 봉기(蜂起)했다. 유비(劉備)도 제법 틀은 갖추었으나 전략가(戰略家)가 부족했다. 그러던 중 유비가 사마휘(司馬徽) 의 추천(推薦)을 받아 와룡강(臥龍江) 근처에 은둔(隱遁)해 사는 제갈공명(諸葛孔明)을 불러내기 위해 세 번이나 찾아 갔다. 정성을 보임으로써 마침내 공명의 마음을 감동시켜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 낼 수 있었던 이야기다. 그때 의동생 관우(關羽)와 장비(張飛)는 노골적(露骨的)으로 불만(不滿)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래서 이 삼고초려(三顧草廬)는 신분(身分)이나 지위(地位)가 높은 사람이 자기 신분과 지위를 떠나 세상 사람들이 대단치 않게 보는 사람을 끌어내어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는 겸손(謙遜)한 태도와 간곡(懇曲)한 성의를 뜻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삼고초려란 말이 진수(陳壽)의 정사(正史) 삼국지 제갈량 전에는, 세 번 가서야 보게 되었다 로 간단하게 나와 있다.

우리가 삼국지라고 읽어왔던 책은 중국 송나라 때 나관중(羅貫中)의 역사소설(歷史小說)로 쓴 삼국연의(三國演義)다. 여기에서 촉한(蜀漢)의 후주(後主) 유선(劉先)에게 올리는 유명한 출사표(出師表)가 나온다. 제갈량의 출사표와 진(秦)나라 이사의 축객령(祝客令) 에 대항해 쓴 간축객서(諫逐客書) 가 산문형식(散文形式)으로는 중국의 역대 최고의 명문장(名文章)이라고 한다. 여기서 제갈량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경위를 출사표를 통해서 말 하고 있다.

“신(臣)은 본래 포의(布衣:평범한 농부)로서 몸소 남양(南陽)에서 농사를 짓고 살며 구차(苟且)하게 어지러운 세상에 목숨을 보존하려 했을 뿐, 제후(諸侯)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선제(先帝)께서 신의 몸을 천(賤)하다 여기지 않으시고, 황공(惶恐)하게도 스스로 몸을 굽히시어 세 번이나 신의 초막(草幕)을 찾아 오셔서 당면(當面)한 세상일을 신에게 물으시는 지라, 이로 인해 감격(感激)하여 선제를 위해 쫓아다닐 것을 결심(決心)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후에 나라가 기울어져 전복(顚覆)되려는 위기(危機)를 만나서 패전(敗戰)한때에 임무(任務)를 맡고 위급(危急)한때에 명을 받든지 21년이 지났습니다.”

출사표 의 일부분인데 여기에 누추(陋醜)한 초막을 세 번이나 찾았다 는 데서 유래(由來)하였다. 끝까지 보면 정말 애절(哀切)하고 감동(感動)적인 명문장(名文章)이다. 출사표를 끝까지 읽고서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국가에 대한 충성심(忠誠心)과 후주(後主)에 대한 간절한 부탁이 구구절절이 배어있어 후세인後世人)들에게 감명(感銘)을 준다.

유비(劉備)가 제갈량을 만난 것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 과 같다하여 수어지교(水魚之交)란 고사성어가 하나 더 탄생(誕生) 한다 수어지교는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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