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밤 TV를 통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각 지역에서 불린 노래들을 들으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자칫 놓칠 뻔 했습니다. 아니 그런 좋은 프로그램이 방영됐는지 조차 모르고 지나쳤을 것입니다. 정영준 전 영광군 노인회장께서 귀띔을 해주셔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정 회장님이 영광 지역에서 불린 ‘해방가’를 직접 불러주시고 당시 시대상을 회고해 주셨습니다.

조운 시인의 시 ‘해방가’는 1946년부터 1947년 까지 널리 불렸답니다. 47년이면 조운 시인이 서울로 옮겨 동국대학교 강의에 나선 시기입니다. 조선건국준비위원회(건준) 창설자인 여운형 선생이 암살당한 해이기도 합니다. 조운 시인이 서울로 간 까닭이 짐작됩니다. 시인은 건준의 영광지역 부위원장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좌우합작과 통일 정부 수립을 주장하던 여운형 선생의 암살 이후 건준 계열 사람들은 ‘좌파’의 낙인이 찍혔을 것입니다.

당연히 조운 시인도 좌파의 낙인이 찍혔겠지요. 영광에서 살아갈 수 없게 돼 서울로 이사했을 것이고요. ‘해방가’도 따라서 금지곡이 됐을 것입니다. 시인은 49년 말 월북을 택했습니다. 시인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교육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남북 통일정부 수립은 시인뿐만 아니라온 민족의 염원이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재단됐습니다. 여운형은 영향력이 가장 큰 정치인이고 건준은 가장 크고 강력한 조직이었습니다. 미국과 이승만에게 가장 불편한 존재였을 것입니다.

여운형과 건준은 사회주의, 혹은 좌파, 심하게는 ‘빨갱이’ 몰려 생명의 위협을 받았을 시기입니다. 영광을 온몸으로 사랑한 시인은 그렇게 죄인 아닌 죄인이 되고 ‘해방가’ 노래 소리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완도나 목포 등에서 불린 독립 노래들은 잘 다듬어지고 계승된 모습으로 소개됐습니다. ‘해방가’는 정 회장님의 기억에 의존해 70여년 만에 다시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나라 안 많은 문학인들은 조운 시인의 작품에 대해 찬사를 금치 못합니다. 세월이 갈수록 조운의 시어(詩語)들은 빛을 더한다고 합니다. 남도문학 1번지 영광은 아직 시인의 생가조차 제대로 가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지경입니다. 영광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문화가 힘입니다. 경쟁력입니다. 조운 시인을 버리고는 영광의 문화를 말할 수 없습니다. 조운 시인의 해방가를 살려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前 전남매일신문 기자

前 중앙일보 기자

前 무등일보 경제부장

前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前 광남일보 논설위원

前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前 남도일보 편집국장

前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前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前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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