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윤장현 광주시장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X배낭 매고 함께 산에 다니던 선후배 사이지요. 늘 등소평 같은 사람으로 생각 했었답니다. 체구는 작지만 생각은 큰 선배 형이었습니다. “성놈”이라고 부르며 장난을 쳐도 늘 웃음으로 보듬어 주셨지요. 시장에 당선되기 전까지는 만나고 싶을 땐 언제나 만날 수 있었지요. 시정 책임자가 된 후 처음 만난 시장 ‘성님’은 예전처럼 따뜻이 안아주며 반가움을 표했습니다. “나 니가 성놈이라고 부르던 그때 그 선배다”하는 마음이 전달됐습니다.

“성, 건강 어쩌요?” “위암 수술한 것? 괜찮아.” 바쁜 일정으로 피곤한 기색은 보였지만 여전히 밝고 따뜻한 웃음을 간직한 윤 시장의 모습 어디에서도 정치적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보이는 ‘티’는 보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과 사람들 만나느라 바쁜데 저까지 거들지 않겠다는 생각이었기에 만나면서 헤어짐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서로 하고 싶은 말도, 해주고 싶은 말도 많았습니다.

50여 년 전 함께 산에 오르던 아무개를 우연히 만났다는 얘기에서 광주의 현실과 미래까지 얘기가 번졌습니다. 헤어진 뒤에까지 귓가에 맴도는 말씀은 “시장으로서 아무것도 누리지 않겠다”이었습니다. 오직 광주의 민생과 미래를 위해 봉사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윤장현 다운 말입니다. 시장 연봉과 맞먹는 근로자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작업 가방에 컵 라면을 넣고 다녀야 하는 청춘이 적지 않은 나라를 걱정했습니다. 광주를 걱정했습니다. 민주주의자 윤장현은 민생주의자가 돼 있었습니다.

불갑사에 들렀는데 김준성 군수께서 갑자기 불갑사에 나타나셨더랍니다. 웬일이냐 물으니 시장께서 오셨다 해서 왔다고 하더랍니다. 참 좋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듣기에 좋았습니다. “성, 광주에 꿈이라도 심어주고 나와.” “거기서 조금은 더 나가야제.”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저는 꿈을 심어달라는 말을 김준성 군수에게 하고 싶었습니다. 인구 늘리기와 경제 활성화가 ‘숙제’인 영광도 전남의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언제 천년의 역사가 막을 내릴지 불안한 실정입니다. 인구가 줄면 자연히 인접 지자체와 합병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머잖아 전남 대부분의 지자체가 맞을 운명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꿈’입니다. 꿈이 있어야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 꿈을 향해 뛰는 동안은 영광은 건강할 테니까요.

김 군수, 우리 고향 영광에 꿈을 심어주시오. 당신의 의무입니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