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나온 야채나 과일은 대부분 때깔이 참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좋은 ‘때깔’을 믿을 수 없습니다. 보기는 그럴 듯하지만 얼마나 많은 공해물질을 먹고 자랐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화학비료와 농약 덩어리를 많이 먹고 자랄수록 때깔이 고울 것이라는 의심을 합니다. 그래서 ‘유기농’을 좋아합니다. 헌데 ‘유기농’가운데도 미덥지 못한 것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이비 유기농’도 상당히 많다는 말들을 합니다.

처음부터 ‘유기농’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면 실망하거나 배신감을 느끼지 않고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유기농’일 것으로 알았는데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대단히 불쾌합니다.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지요. 요즘 장관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 그럴 것입니다. 역대 모든 인사청문회치고 그런 기분이 들지 않은 적이 없지만 이번엔 유독 그런 느낌이 강합니다. 문재인 정권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입니다.

7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단 한 명의 ‘유기농’도 없다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 ‘때깔’은 좋습니다. 헌데 ‘돈’이라는 화학비료와 ‘탐욕’이라는 농약 덩어리로 버무려진 인사들입니다. 이 나라에서 실력 있고 능력 있다고 평가 받는 사람들 가운데 진정한 ‘유기농’은 없는 것인지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이 나라의 토양은 ‘유기농’이 버티기에는 너무 척박하다고 생각할 밖에 없습니다.

권력과 돈만 가지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는 나라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현실이 그렇습니다. ‘유전무죄’는 상식이 된지 오래입니다. 권력이 있으면 돈이 저절로 달라붙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보다 매력적인 것은 없습니다. 권력자나 경제인이나 최후의 목표는 ‘돈’이라는 듯 돈을 탐했습니다. 정경유착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다산의 목민심서는 선반 위의 장식품이 돼버렸습니다. 돈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는 나라가 된 것이지요.

더 큰 문제는 돈과 권력을 가진 인사들이 그 부와 권력의 대물림에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식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보다는 좋은 학교, 좋은 ‘스펙’ 쌓아주기에 ‘올인’합니다. 정경유착과 부동산 투기로 출세의 정점에 선 인사들은 그래서 자녀 해외유학과 위장전입이 기본 ‘스펙’입니다. 가끔은 성급한 증여도 보이고요.

중국 영화배우 주윤발은 전 재산 8000여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12대 400여 년간 이어온 경주 최 부자 집은 독립운동과 교육에 전 재산을 기부하고 ‘부자’의 문을 닫았습니다. 검찰총장 물망에 올랐던 신상규 전 광주고검장은 2억여 원짜리 전세 살면서 4억여 원을 기부했습니다. 박한철 전 대법관은 시가 10억 원이나 하는 서초동 아파트를 복지단체에 기부했습니다. 어딘가에 있을 그런 분들을 찾아 청문회에 올리는 정권, 나라가 되길 꿈꿔 봅니다. 여의치 않으면 차라리 장관 공모제를 실시하든가요.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前 전남매일신문 기자

前 중앙일보 기자

前 무등일보 경제부장

前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前 광남일보 논설위원

前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前 남도일보 편집국장

前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前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前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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