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부터 법성에서 단오제가 열린다.

단오제는 과거에는 추석이나 설에 버금가게 중요한 민속 축제였으나 지금은 근근이 명맥을 잇는 세시의례로 그 위상이 격하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역의 종합축제로 탈바꿈을 시도하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추세다.

단오제의 원래 모습은 음력 5월 5일에 치르는 향토신제로 ‘굿’이라는 연희형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차츰 해당 지역의 전통문화와 결합되면서 유불선무격이 한데 어울리는 지역의 종합 향토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이를테면 남원지역의 단오제는 춘향얘기와 어우러지며 남도 춘향제로, 단오절을 중심으로 일주일동안 펼쳐지는 전주 풍남제 또한 사실은 단오제의 풍속이 변형된 축제이다.

영광의 법성 일대에서 전래돼 온 법성 단오제 또한 예외는 아니다. 조기 어장 형성기에 열리는 난장 파시가 놀이문화와 뒤섞이며 독특한 단오제로 자리를 잡았다는 설이 있다. 또 일부 학자들은 나라에 바치는 세곡을 운반하는 조운선이 들어올 때 대규모 장이 서는데, 이 장 때문에 단오제가 생겼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파시난장설이 맞든 조창만장설이 맞든 어떻든 법성 단오제 또한 이 지역의 특별한 사회문화적 환경이 만든 융·복합 연희풍속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중간에 몇b 차례 단절되긴 했지만 법성 단오제는 1637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지역축제인 것만은 사실이다. 최근 10년을 전후로 각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있는 지역축제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전통 축제인 셈이다. 중요무형문화재 123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오래도록 이어져 내려온 지역의 전통 연희문화인만큼 그 명성에 걸맞게 잘 보존되고 발전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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